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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륙도 품은 이기대공원 용도 변경해 살린다

중앙일보 2020.06.24 00:03 18면
이기대공원의 아름다운 해안. [사진 부산시]

이기대공원의 아름다운 해안. [사진 부산시]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뤄진 빼어난 해안 절경과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청정자연은 보는 이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부산의 상징 오륙도와 센텀시티·해운대해수욕장 일대의 멋진 풍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다. 주말·휴일이면 2㎞에 이르는 해안을 산책하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내달부터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
공원 해제시 난개발·훼손 우려
자연에서 보전녹지로 보전 추진
64%가 사유지, 수십 명 반발 예상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이기대 공원 얘기다. 1986년 12월 도시자연공원, 2013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기대공원이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사지역으로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이기대 공원이 다음 달 1일부터 공원일몰제에 따라 공원에서 해제되면 난개발과 자연훼손이 우려된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2000년 제정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년간 원래 목적대로 개발되지 않은 공원(학교·도로 등 포함)은 2020년 7월 1일을 기해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한다는 규정이다. 공원 등을 장기 방치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는 1999년 헌법재판소 판결이 이 규정의 근거다.
 
부산시는 공원일몰제로 난개발에 노출된 이기대공원의 용도지역을 변경해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도시 계획상 용도지역이 자연녹지 지역인 이기대를 보전녹지 지역으로 변경해 개인의 사적개발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도시 녹지공간 확보, 도시 확산 방지 등을 위해 녹지를 보전하되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 개발이 허용되는 자연녹지와 달리 보전녹지는 도시의 자연환경·경관·산림 및 녹지공간을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에 지정해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는 곳이다. 자연녹지와 보전녹지는 건폐율은 같지만, 용적률은 자연녹지 80%, 보전녹지 60%다.
 
부산시는 또 이기대공원이 대부분 임야로 되어있어 보전녹지 지역 지정 뒤 산림부서에서 산지관리법상 ‘보전산지’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전산지는 거주하는 농림어업인 주택이나 자연휴양림, 학교 등 공익시설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개발이 허용되지만, 산지 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사적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부산시는 “이기대공원은 태종대·오륙도와 함께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갯봄맞이꽃과 매·솔개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어 지질·생태학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용도변경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사유지가 많은 공원 정상부의 75만㎡를 포함해 이기대 공원 전체 약 200만㎡(육상 190만+해상 10만㎡)를 보전녹지 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24일 용도 지역변경안을 열람 공고해 시민 의견을 묻고, 부산시의회 의견청취, 관련 부서 의견조회,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9~10월 용도변경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원 내 사유지 64%(약 121만㎡)를 소유한 수십 명이 재산권 침해라며 반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경 부산시 도시계획실장은 “보전녹지 지역으로 지정되면 재산권 등에서 다소 제약이 발생할 수 있으나 부산의 아름다운 생태계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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