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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줄 마스크 3만장 전달

중앙일보 2020.06.24 00:03 18면
“70년 만에 은혜 갚으러 왔습니다.”
 

전국서 코로나 방역물품 기부
두 달 만에 목표량 5배 넘어

백선기(65) 경북 칠곡군수가 지난 19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을 찾았다. 그의 손에는 주민 기부로 하나하나 모은 마스크 3만장이 들려 있었다. 그 뒤로 손 소독제 250병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과 손편지 700여 통을 들고 있는 공직자 등이 따랐다.
 
이날 방문은 70년 전 에티오피아 6·25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6037명의 젊은이는 이역만리 한국에서 253번의 전투를 치러 모두 승리했다.
 
이날 전달식은 백 군수와 쉬페로 시구테(Shiferaw Shigute)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암하(Amha) 공사가 참석한 가운데 대사관 앞마당에서 열렸다.
 
칠곡군은 지난 4월 6·25 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 6037명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6037장의 마스크를 마련하는 ‘6037 캠페인’에 나섰다. 칠곡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전국에 반향을 일으키면서 두 달여 만에 목표량의 5배인 3만장을 넘어섰다. 뇌병변장애 1급 장윤혁(45)씨는 휠체어를 타고 마트와 약국을 돌며 구한 365장을 기부했다. 6·25 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인 박덕용(86)씨는 어버이날 자녀가 구해준 공적 마스크 30장을 에티오피아 전우를 위해 내놨다.
 
동봉한 손편지도 관심을 모았다. 최삼자(73·석적읍) 할머니는 며느리의 도움을 받아 생존한 138명의 참전용사를 위해 138통의 손편지를 일일이 썼다. 경기 용인 외대부고 학생들은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로 손편지를 썼다.
 
쉬페로 시구테 대사는 “이번에 전달된 마스크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백 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전달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일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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