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정가 최대 70억…보물 ‘겸재 화첩’ 경매 나온다

중앙일보 2020.06.24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7월 15일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되는 겸재 정선의 화첩 중 ‘해악팔경도’. [사진 케이옥션]

7월 15일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되는 겸재 정선의 화첩 중 ‘해악팔경도’. [사진 케이옥션]

다음 달 15일 열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경매에 겸재 정선(1676~1759)의 화첩이 나온다. 이 화첩의 정식 명칭은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鄭敾筆海嶽八景 宋儒八賢圖 畵帖)』.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제1796호로, 추정가는 50억~70억원이다. 이 가격대로 낙찰되면 국내 고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기존 고미술품 최고 낙찰가는 보물 제1210호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의 35억2천만원이다.
 

정선의 해악팔경도+송유팔현도
내달 15일 고미술 최고가 낙찰 주목

지난달 27일 케이옥션에 나온 간송의 소장품 각각 보물 제284호와 285호인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은 유찰됐다. 당시 두 작품의 경매가는 각각 15억원이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지정문화재의 해외 반출·판매는 안 되지만, 국내 매매는 가능하다. 앞서 국가지정 문화재로는 보물 제1204호 의겸등필수월관음도(낙찰가 18억원), 보물 제1239호 감로탱화(12억 5000만원), 보물 제1683-2호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7억 5000만원), 보물 1521호 경국대전(2억8000만원) 등이 경매에서 거래된 바 있다. 이번에 출품된 화첩은 우학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용인대박물관이 관리해왔다.
 
겸재는 조선 후기 최고의 화가로 한국 회화사(繪畵史)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겉면에  ‘겸재화(謙齋畵)’라는 표제가 붓글씨로 쓰인 이 화첩엔 금강산과 그 주변 동해안 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 8점(‘해악팔경도’)과 중국 송나라 유학자들의 일화와 글을 소재로 그린 고사인물화(‘송유팔현도’) 8점 등 총 16점이 수록돼 있다.
 
서로 다른 주제의 작품을 한 화첩에 모아 놓은 것, 특히 서로 같은 점수로 구성해 균형을 맞춘 것은 극히 드물다. 이 점을 인정받아 2013년 2월 28일 보물로 지정됐다. 케이옥션 측은 “각 그림에 제목, ‘謙齋(겸재)’라는 서명과 함께 찍힌 백문방인(白文方印; 글자 부분이 하얗게 찍히는 도장) ‘정(鄭)’ ‘선(敾)’은 겸재의 나이 66세(1741년)부터 70대 후반까지 사용한 것”이라며 “이로 볼 때 정선 노년기 작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묵으로 그린 진경산수화 8점은 단발령,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 옹천, 고성 문암, 총석정, 해금강 순서로 구성돼 있으며 겸재의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1747, 보물 제1949호)에 없는 5폭,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 옹천, 해금강이 추가돼 있다. 문화재전문가 최완수는 비로봉 그림에 대해 “칼날 같은 백색 암봉들은 서릿발준법으로 예리하게 날을 세워 전면에 열립(列立)시키고, 그 뒤 화면 전체에 비로봉을 과감하게 채워 넣는 대담무쌍한 화면구성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같은 구성은 회화 사상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라고 말했다.
 
겸재가 활동한 조선 후기는 문인들의 산수유람 풍조가 유행했고, 특히 금강산 유람은 필생의 탐방지로 각광받았다. 당대 문인들은 금강산도를 제작하기 위해 유람에 화가를 대동했고 겸재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았다.
 
한편 겸재의 고사인물화는 작품의 인물을 작게 묘사하고 산수 배경과의 조화를 강조했는데, 이번 화첩의 특징은 송대라는 시기를 한정하고 그 시대의 인물로만 묶었다는 점이다. ‘염계상련(濂溪賞蓮)’ ‘방화수류(傍花隨柳)’ ‘부강풍도(涪江風濤)’ ‘화외소거(花外小車)’ ‘횡거영초(橫渠詠蕉)’ ‘온공낙원(溫公樂園)’ ‘무이도가(武夷棹歌)’ ‘자헌잠농(柘軒蠶農)’으로 폭마다 화제를 밝히고 있다.
 
출품작은 다음 달 4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15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사전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