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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에, 北 도발에…與 당권주자 출마 선언 줄줄이 연기

중앙일보 2020.06.23 20:00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오는 7월 22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4명의 당권 후보(이낙연·우원식·홍영표 의원, 김부겸 전 의원)는 일단 침묵 중이다. 당초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들이 6월 말께 출마 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국회 원(院) 구성 지연 등 외생변수에 출마 선언도 늦춰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인 이낙연 의원은 전날(22일) 국난극복위 호남권 간담회를 끝으로 전국 순회 일정을 마쳤다. 이 의원은 24일 국난극복위 활동보고회로 위원장 직무를 마무리한 뒤 전대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북한 이슈 등을 고려해 적절한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9일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왼쪽)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며 김부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9일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왼쪽)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며 김부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출마 선언과 관련, “이달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했던 김부겸 전 의원도 시기를 7월 초께로 미뤘다. 김 전 의원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는 공개 행보를 자제하면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관계와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 등에 자기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 임대 계약을 마치고 가까운 초·재선 의원과 함께 선거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당내 영남·강원권 정치인 모임인 ‘해돋이모임’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선 주자 당권 불가론’에 적극적인 우원식·홍영표 의원은 국회에서 ‘간담회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현안간담회를 개최했는데, ‘기후위기 그린뉴딜 연구회’ 연속 세미나까지 포함하면 6월에만 네 번째다. 우 의원은 이날 간담회 직후 출마 선언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다음 주쯤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2018년 5월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뒷모습)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왼쪽),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8년 5월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뒷모습)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왼쪽),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날 오후 국회에서 ‘포스트코로나와 대한민국 풀체인지’ 두 번째 순서로 경제분야 토론회를 연 홍 의원도 출마 선언 시기를 두고 상대 후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전준위)는 23일 세 번째 회의를 갖고 전대 개최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당권 출마에 걸림돌이 되는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규정과 관련해 전준위원들의 견해가 갈라져서다. 당초 전준위는 당 대표의 중도 사퇴와 무관하게 최고위원 임기를 보장하는 쪽으로 당헌 개정의 가닥을 잡았지만, 일부 위원이 반대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당 전준위는 차기 대선 주자군 중 한 명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이해찬 대표 지시로 대선 경선 룰 개정에도 손을 댈 예정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일부 전준위원을 중심으로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만 유리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당 전준위 관계자는 “선거 방식을 온라인 투표로 진행하자는 데는 의견이 모이고 있지만, 세부 방식을 어떻게 당헌·당규에 반영하느냐가 고민거리”라고 전했다.
 
당 안에서는 ‘2강(强)’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의 경쟁이 영·호남 지역 구도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남 이낙연, 영남 김부겸’으로 전당대회 판이 짜일 경우 지역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정책과 비전으로 말하는 정당”이라며 “출신 지역을 놓고 이리 나누고 저리 가르는 건 낡은 방식”이라고 썼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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