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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코로나 치료할 음압병상 80% 다 찼다…병상관리 '빨간불'

중앙일보 2020.06.23 17: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코로나19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데 해외에서 유입되는 환자까지 늘어나면서다.  
 

전국 중환자 병상 남은 건 117개
방판발 집단감염 터진 대전 3개뿐

2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중환자 병상(546개)은 이미 대부분 찼다. 당장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지난 22일 기준 117개다. 전체의 80%가량이 차 있단 얘기다. 
 
지난달부터 매일 수십명의 환자가 꾸준히 나오는 수도권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수도권에서 남은 중환자 병상은 21일 기준 서울 25개, 인천 12개, 경기 5개 등 42개에 불과하다. 
 
서울(205개)과 인천(55개), 경기(68개) 등 수도권에 중환자 병상 328개가 몰려 있지만, 최근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포화상태에 달했다.
 
최근 방문판매업체발 감염자가 쏟아진 대전의 경우도 병상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국에 따르면 대전엔 중환자용 병상이 13개인데 22일 기준 3개만 남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 나온 러시아 선박 아이스스트림호가 23일 부산 사하구 감천부두에 정박중이다.송봉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 나온 러시아 선박 아이스스트림호가 23일 부산 사하구 감천부두에 정박중이다.송봉근 기자

일반 병상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전국 감염병 전담병원에 확보된 병상은 3043개인데 당장 입원이 가능한 병상은 2042개다. 
 
신규 환자가 하루 100명씩 나온다면 한 달도 못돼 병상이 바닥날 수 있단 얘기다. 언제 어디서 집단발병이 터질지 모르는 만큼 병상 관리는 중요하다. 제때 입원해 치료받지 못하면 대구 때처럼 인명피해가 커질 수 있다. 

 
병상 운영과 관련한 방역 당국의 우려를 키우는 것은 또 있다. 신규 확진자 중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많아서다. 환자 추이를 살펴보면 기우가 아니다. 최근 고령 환자가 늘면서 위중하거나 중증인 환자는 지난 8일 14명에서 지난 23일 37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북대병원 음압 중환자실에서의 중증 환자 진료. [사진 대구광역시]

경북대병원 음압 중환자실에서의 중증 환자 진료. [사진 대구광역시]

이런 이유로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환자의 입·퇴원 기준을 바꿔 병상 관리를 효율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0세 미만의 경증환자는 퇴원시켜 병상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저위험도 환자의 경우 입·퇴원 기준의 변화만으로 입원 일수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임상위의 추정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경증 환자 50명을 퇴원시켜서 남는 병상에 중환자를 받으면 500명을 치료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정부도 무증상이거나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로 바로 이송할 수 있게 이번 주 중 지침을 손질할 계획이다.  
명지병원 음압 격리병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확진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명지병원]

명지병원 음압 격리병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확진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명지병원]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현재 병상확보와 치료에는 어려움이 없으며, 정부에서는 감염병 환자 위중도에 따라 의료자원을 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환자 발생에 대비해 권역별로 병상을 공동으로 운영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단위의 이송 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병상뿐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의료진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가중되는 것도 앞으로의 대응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진이 무너지면 의료시스템 붕괴가 불가피한 만큼 관리 방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재욱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당국이 환자 발생 시나리오별로 민간병원의 협조를 구한 상태라 만일 상황이 안 좋아져 환자가 급증하더라도 일반 병실을 음압병실로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충분히 수용은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대구 사태에서 보다시피 민간병원 보상 문제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 과부하와 문제에 대해서도 “의료진이기 때문에 당연한 희생을 요구하기보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조치가 있는 것처럼 의료진에 대한 한시적이 아닌 종합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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