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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홍보대사 된 '투머치 토커'…"스타트업 외로움 이길 힘 될 것"

중앙일보 2020.06.23 16:34
'K-유니콘 서포터즈 홍보대사 위촉식'에 나온 박찬호. 뉴스1

'K-유니콘 서포터즈 홍보대사 위촉식'에 나온 박찬호. 뉴스1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47)가 스타트업 회사들의 성장을 돕는 정부 홍보대사로 나선다. 박찬호는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사인 스파크랩의 파트너로 참여해 투자자로 나선 데 이어, 이번엔 정부의 벤처 홍보 및 창업 멘토 역할도 맡게 됐다.
 

박찬호, K-유니콘 홍보대사 위촉
2주 전 귀국해 자가격리 마쳐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ㆍ기술보증기금ㆍ한국벤처투자ㆍ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함께 서울 동교동의 한 빌딩에서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K-유니콘 서포터즈’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비상장 기업을 뜻한다. 박찬호는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서포터즈의 홍보대사다.
 
중기부는 “야구선수 시절 도전을 통해 역경을 딛고 꿈을 실현한 박찬호 선수의 성공 스토리가 유니콘 기업의 성장 과정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홍보대사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K-유니콘서포터즈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한 박찬호. 뉴스1

'K-유니콘서포터즈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한 박찬호. 뉴스1

중기부에 따르면 박찬호는 이날 MOU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2주 전 돌아와 자가격리를 마친 뒤 행사장에 나왔다. 박찬호는 “저도 공 던지는 기술 하나로 미국에 진출한 스타트업이었는데 그때 현지 한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유니콘 메이저리거’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우리 기업을 열심히 홍보하고 지지하면서 그들이 K-유니콘으로 도약하는 데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은퇴 후 방송에서 말을 너무 많이 하는 버릇 때문에 ‘투 머치 토커’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날 홍보대사 취임 연설은 2분만에 끝나 중기부 등 주최 측이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행사 진행을 맡은 도경완 KBS 아나운서는 “15분을 연설 시간으로 잡아놨는데 이렇게 짧게 끝내주셔서 당황스러우면서도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후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대표들과의 약 15분간의 온라인 질의응답에 나설 때도 박찬호는 “저한테 마이크 주면 위험하다고 해가지고 (짧게 답하겠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찬호는 “누군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가장 외롭고 힘들었다”며 “해외에서 성공을 꿈꾸는 우리 스타트업들의 고충도 이와 같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분들에게 해외 진출 멘토로서 소통하고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도움을 주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타트업 도전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로“해외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이 만든 돌다리를 딛고, 더 창의적인 길을 개척하는 각오와 비전을 세웠으면 좋겠다”며 “선배ㆍ멘토라는 나무에서 열린 열매들이 다시 나무로 성장하는 씨앗이 돼야 국력이 되고 긍지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와 창업가들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도경완 아나운서 "질문 받아주시죠"
박찬호 "정말 질문이 필요한가요. 저한테 마이크 주면 위험하다 그래가지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찬호 전 메이저리그 선수.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찬호 전 메이저리그 선수. 뉴스1

벤처 투자 결심 계기
"미국 가서 야구 하느라 바쁘고 야구 하느라 많은 시간 활용했지만 그 중에서 미국 문화 많이 배우기도 했다. 그 중에서 저에게 가장 감동 깊었던 게 선수들의 사회 환원이다. 선수들이 플레이뿐 아니라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팬들에게 다가가는 그런 역할 하는 모습들 많이 봤습니다. 예를 들어 재단을 만들어 활동한다든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과 노하우를 전수 한다든지 그런걸 많이 봤거든요. 미국 사회에서 저에게 지인들 많이 계신데 특히 기업 하는 분도 많이 계신다. 해외 자수성가한 기업 하시는 분들이 저의 팬이자 멘토였다. 그런 분들 보면서 비즈니스 노하우와 철학을 듣게 됐다. 그 분들과 함께 한 비즈니스 스타트업 벤처에 함께 하는 스포츠 스타 많이 봤다.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매직 존슨, 이런 분들도 스타트업 투자 많이 하면서 지역 사회에 환원과 함께 성장하는 데 도움 주는 역할 많이 봤어요. 학교 다닐때 야구만 했지 공부 못했던 저로서는 그런 고민이 많이 있엇고 지인과 멘토의 가르침과 조언으로 투자에 뛰어들었고 파트너로서 역할 하게 됐다. 아이들에게 야구 뿐 아니라 지식, 인성, 야구 기술까지 갖춘 선수로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연구 공부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이 어떻게 변해야 유니콘으로 성장할까
"제가 생각한 수준으로 말씀드리면 국내에만 머물면 안될 거 같고. 글로벌한 영향을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해외 진출도 저처럼 가자마자 바로 어려움 겪고 마이너리그 가는 어려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길을 우리가 생각해서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하는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거다. 저한테는 미국에서 언어와 음식이 굉장히 힘들었는데 멘토들이 힘이 됐었다. 저 혼자 미국에 갔지만 한인들이라든지 저를 지지하고 아껴주시는 멘토들이 안계셨다면 저 혼자 성공할 수 없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성공한 멘토들과의 네트워크 잘 다지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홍보대사로서의 구체적 역할은
"K-유니콘 프로젝트와 기업들을 열심히 홍보해야죠. 열심히 홍보하면서 국내 스타트업들의 멘토. 제가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 심리적인거나 파이팅 부여, 그런 멘토로서의 역할을 할 겁니다. 저도 처음 미국 생활 시작할 때 한국인으로서 해외에서 성공한 분 만날 때마다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일들은 여러분들과 같이 하면서 뭔가 제가 해야할 일들이 있으면 말씀해달라. 그런 부분 공부해가면서 열심히 뛰어볼 계획이다."
 
K-유니콘에 대한 설명
"모든 한국 스타트업 도전하시는 분들은 다 유니콘이 됐으면 좋겠구요. 그런 의미가 있는 상징이고 브랜드라 생각합니다."
K-유니콘 홍보대사로 위촉된 박찬호. 연합뉴스

K-유니콘 홍보대사로 위촉된 박찬호. 연합뉴스

도경완 ”학창시절 박찬호 경기 라디오로 듣다가 수업시간에 '와 홈런!" 했다가 선생님한테 몇대 맞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TV로 다시 볼 땐 홈런 쳤는데도 표정 별로 안좋았어요“
 
"이승엽 선수처럼 홈런 많이 치는 선수는 맞는 순간 홈런인줄 압니다. 그런데 투수 입장에서 홈런은 평생 1%로 안되는 선수들이 칠까말까 하는 일. 생소한 홈런을 쳤을때 2루까지만 전력질주하고 그냥 정신없이 한바퀴 돈다. 전광판에 점수 올라갈 때 '아, 이게 내가 늘 맞던 홈런이구나' 하는 생각 했었다."
 
글로벌 경쟁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덕담
"스포츠 선수들은 언제나 경쟁과 인내, 참고 도전하는 것의 연속이다. 결국 제가 오랜 시간 지나고 나서 느낀 것은 외로움이 가장 힘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느낄 때 가장 힘들었다. 그때 '나는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느끼면 가장 평안하고 다시 한번 시작할 준비가 된다. 해외 나가면 여러 문화적인 낯섬·두려움 이런 것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좋은 멘토, 이런 분들과의 소통과 관계들이 후배들에게 큰 영향력이 될거라 믿는다. 선배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 뿐 아니라 그 돌다리를 딛고 더 창의적인 길을 개척하는 각오와 비전 세운다면 좋겠다. 박찬호·박세리는 나무고 그 키즈라 불리는 선수들은 열매라 할 수 있다. 그런 얘기가 많이 있지 않나. 이런 열매 선수들이 다시 나무로 성장하는 씨앗이 돼야 국력이 되고 긍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홍보대사로서 그 일을 할 거지만, 그 씨앗들도 또 다른 나무가 될 수 있도록 창의와 도전 그리고 경쟁 속에서의 외로움 이겨내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를 도와줄 인적 네트워크와 멘토들 있으면 훨씬 잘 될거라 생각한다."
이번 MOU 체결로 K-유니콘 서포터즈 등이 투자ㆍ추천하는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해선 기보의 보증 한도가 기존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올랐다. 중소벤처진흥공단의 융자 한도도 기존 6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커졌다. 또 예비 유니콘 기업의 정보와 기술 평가 결과도 일반 벤처캐피털에 제공돼 추가 투자를 돕는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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