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文 "집값만큼은 자신있다"더니…21회 대책에도 52% 뛰었다

중앙일보 2020.06.23 14:44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3일 ‘서울 아파트값 상승실태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3일 ‘서울 아파트값 상승실태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좀 장담하고 싶습니다.”(문재인 대통령·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 아파트만큼은 문 대통령의 장담을 무색하게 껑충 뛰었다. 현 정부 기간(2017년 5월~2020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윗값은 6억 600만원에서 9억 2000만원으로 3억 1400만원 뛰었다. 상승률로 보면 52%다. 이명박(-3%)·박근혜(29%) 정부 때를 크게 능가하는 수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3일 ‘서울 아파트값 상승실태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유자들의 불로소득도 빠르게 불어났다. 경실련은 서울 아파트 전체 개수 160만 채가량에 평균가격의 증감액을 대입해 “문 정부에서 약 493조원의 불로소득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 때는 불로소득이 35조원가량 감소, 박근혜 정부 때는 155조원 증가였다.
 

“역대급 최저임금으로도 43년 모아야”

또한 경실련은 “서울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최저임금을 역대급으로 인상한 효과를 못 누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최저임금으로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현 정권 기간 37년에서 43년으로 증가했다. 이명박 정부 때 51년에서 38년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박근혜 정부도 38년에서 37년으로 감소했다.
 

“1분위 가구는 72년 모아야”

양극화 문제도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2019년 12월 현재 가처분 소득 5분위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사는 데 필요한 기간은 10년이지만, 1분위 가구는 72년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 말(2013년 2월) 6년·35년, 박근혜 정부 말(2017년 3월) 7년·41년과 비교하면 문 정부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경실련은 “대한민국 평균 수준으로 벌어서 저축한 돈으로 서울에서 평균 수준의 주택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은 75.8년”이라며 “25세에 취업하면 100세에 내 집 마련을 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현재까지 무려 21차례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던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경실련은 “정책 책임자들이 잘못된 정책을 내놓은 탓에 역효과가 났다”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사임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다음 주 중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위 관료들은 빨리 서울 아파트를 팔든지 청와대를 떠나든지 택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장기 로드맵 없이 짧은 시간 안에 근시안적으로 땜질식 대책을 남발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용산 미니신도시 개발 등 집값을 올리는 대책을 내놓고 바로 21번째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서울 시민들이 무슨 봉인가”라며 “가만히 있는데 집값 올려놓고 갑자기 집값 잡는다고 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차라리 정부는 가만히 있어야” 

경실련은 근본적인 대안으로 “서울 내 대규모 개발 계획을 중단하고 서울과 그 외 지역 간의 균형발전에 신경 써라”고 주장했다. 다만 부동산 학계에서는 반대로 “서울 도심 등에 대한 초고밀도 개발을 통해 공급을 확대해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심리학계에서는 “차라리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는 무조건 오른다’는 확증편향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책을 내놓으면 불안 심리만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