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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드러낸 대북 전단 살포 저지...북한 삐라전쟁 방아쇠 당기나?

중앙일보 2020.06.23 14:33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면서 남북관계를 단절하고 긴장 국면을 조성하는 가운데 자유북한운동연합이 22일 밤 대북전단 50만장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탈북자 단체 22일밤 파주서 전단 살포 주장
23일 강원 홍천서 대북전단 담긴 풍선 발견
정부, "전단 살포 시도 유감, 엄정 조치할 것"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발견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2~3m 크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발견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2~3m 크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단체의 대표인 탈북자 박상학씨는 “지난 22일 오후 11∼12시 사이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보냈다”면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아주 어두운 곳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말했다. “나는 경찰에서 계속 추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회원들을 교육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면서 “수소가스 구입이 어려워지고, 갖고 있던 수소가스도 다 압수당해 17배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6.25 참상의 진실'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 용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 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20개의 대형 애드벌룬을 이용해 북한으로 기습 살포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뉴스1]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6.25 참상의 진실'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 용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 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20개의 대형 애드벌룬을 이용해 북한으로 기습 살포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뉴스1]

 
박 대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6명은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 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20개의 대형풍선에 매달아 살포했다.
 
하지만 이들이 띄운 풍선은 23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하천 인근의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풍선과 전단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일단 이 풍선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살포했다고 주장하는 풍선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북한의 거센 반발과 대남 공세 속에 대북 전단 살포를 철저히 막겠다는 입장이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전단 살포 주요 후보지 등을 24시간 감시하며 경계를 강화하는 등 대북 전단 살포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홍천에서 발견된 전단이 전날 살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정부의 이런 대응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관련자들이 정부가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 금지 방침을 밝히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단 및 물품을 북한에 살포하려고 시도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냈다.
 
통일부는 또 "정부는 경찰 등 유관기관이 협력해 박상학 대표와 관련자들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정부는 대북전단 및 물품 등 살포는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이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같이 강력 대응 입장을 보인 건 다분히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전단 1200만장과 풍선 3000개를 준비하고 살포하겠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날 전단 살포가 북한에 또 다른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총참모부 대변인과 각종 매체를 통해 공공연히 대남 적대 행동에 나서겠다고 긴장을 높이고 있다“며 ”최근엔 전방지역에 확성기를 설치하고 있고, 주민들을 동원해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상황 관리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북한은 23일 오후 현재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주말 인쇄한 대북 전단을 공개한 만큼 언제든 전단 살포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접경지역 12개 협의회 자문위원 30여 명은 이날 낮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북 전단 살포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위반하는 적대행위"라며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전단 살포 등의 행위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s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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