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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의 배신…2년 넘게 한 여성, 폐경후 심장병 위험 4배

중앙일보 2020.06.23 14:21
모유 수유는 아이와 산모 건강 전반에 이롭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6개월간 모유만 먹이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그런데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오래 한 폐경 이후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4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세브란스 가정의학과 교수팀,
폐경 후 여성 2310명 사례 분석
" 모유 수유 집단 특성으로 보여"

2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강희철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2016~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 자연 폐경 여성 2310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한 폐경 이후 여성이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한 폐경 이후 여성이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교수팀에 따르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첫 출산 연령이 더 낮았고 ▶임신 횟수가 많았으며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2년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많았다.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의 심혈관 질환 발병에도 비슷한 요인이 작용했다. 
 
교수팀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군은 없는 군보다 초산 연령이 낮았고,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더 많았다”며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한 경우 전혀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 심뇌혈관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각 3~4배 높았다. 임신 횟수도 유병률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임신을 6차례 이상 한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한 번 한 여성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팀은 “모유 수유를 전혀 하지 않았을 때보다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했을 때 심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의 유병률 값(오즈비)이 유의하게 높았다”며 “모유 수유 기간이 증가할수록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이전 연구와는 반대”라고 설명했다.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에 참가한 아기들이 신체와 발달상태 측정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에 참가한 아기들이 신체와 발달상태 측정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교수팀은 “폐경 이후 여성을 대상으로 해 상대적으로 대상자 수가 적어 결과값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습관이나 가족력, 유산횟수 등 다른 변수에 따라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강희철 교수는 “정확히 인과관계를 따지려면 코호트 연구(추적 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모유 수유를 장기간 하는 집단의 사회적 특성이 그렇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신 횟수에 따른 심뇌혈관 질환 연관성에 대해서는 “출산 관련된 스트레스와 생활습관 인자가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뇌졸중이 있는 경우 역시 임신 횟수가 더 많았고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경구 피임약의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을수록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에 상반된 결과도 나왔다.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뇌졸중 발생 위험이 경구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나면서다. 
 
교수팀은 그러나 “경구피임약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함량에 대한 정보가 없고 대상자의 기억에 의존한 조사라 왜곡이 있을 수 있다”며 “복용 지속 여부와 복용 시점을 알 수 없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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