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프, 취업비자 발급 중단 연장...미 언론, "지지자 결집 '꼼수'"

중앙일보 2020.06.23 11: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신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은 더 강한 반(反)이민 정책을 원하는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트럼프가 22일 올 연말까지 특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신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더 강한 이민 제한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국 경제 악화를 핑계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7년 1월 반이민 행정명령에 사인하고 이를 들어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2017년 1월 반이민 행정명령에 사인하고 이를 들어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백악관은 지난 4월 영주권 및 노동비자 발급 중단 조처를 내렸는데, 시효가 만료되자 이를 연장한 것이다. 신규 비자 발급 중단은 전문직 취업 비자(H-1B)와 그들의 배우자에 대한 비자(H-4), 주재원 비자(L-1), 비농업 분야 임시단기 취업비자(H-2B), 문화교류 비자(J-1) 등에 적용된다. 
 
이번 연장 조치로 IT 전문가, 가사도우미, 최고경영자, 대학생 직종 등이 영향을 받는다. 교수나 학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농업 분야 임시단기 취업비자(H-2A)는 발급 중단 대상에 제외됐다. 플로리다 팜 비치인 클럽 마라라고를 소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미 언론은 보고 있다.
 
미 행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비자 발급 중단으로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들에게 52만5000개의 일자리가 제공될 것"이라며 취업비자 발급 중단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언론은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했지만, 경제 회복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미국으로의 이민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올 4월 트럼프의 트윗 내용. [트위터 캡처]

미국으로의 이민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올 4월 트럼프의 트윗 내용. [트위터 캡처]

 
미 재계도 취업비자 발급 중단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공회의소는 "경제가 반등하면서 기업들은 필요한 만큼의 노동력을 충족할 수 있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슬랙(Slack)이 소속된 BSA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는 "기업들이 값싸고 질 좋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조달받지 못하면 경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라 피어스 미 이민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올 연말까지 21만900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할 수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 부족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미 로펌인 프래고맨도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IT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