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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속이는 유튜버 광고 잡는다…이제 한글로 '광고' 써야

중앙일보 2020.06.23 10:50
여러 해시태그 사이에 입력하여 인식하기 어려운 광고 표시.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여러 해시태그 사이에 입력하여 인식하기 어려운 광고 표시.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앞으로 상품 협찬을 받고 유튜브 후기를 제작하려면 영상 시작과 끝부분은 물론 중간에도 반복적으로 광고·협찬이란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인스타그램에 돈을 받고 상품 후기를 올리는 인플루언서는 본문 첫 줄에서부터 광고라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튜브ㆍ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별 후기 광고 게시법을 규정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을 23일 확정했다. “SNS에서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표시하지 않고 상품 후기 등으로 위장한 소비자 기만 광고가 늘어 관련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공정위는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9월 1일 시행한다.
 
댓글에 숨긴 광고 표시.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댓글에 숨긴 광고 표시.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개정안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는 게시글에서 소비자가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부분에 ‘광고’라고 표기해야 한다. 본문 중간에 끼워 넣거나 댓글, ‘더보기’를 눌러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에 광고 표시를 하면 안 된다. 한국어로 된 게시글이라면 ‘AD’ ‘땡스 투(Thanks to)’ ‘앰버서더(Ambassador)’ 같이 소비자가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외국어는 사용할 수 없다. 영상의 경우 광고 사실을 너무 빠르게 말하거나 자막 색상이 배경과 비슷해 알아보기 어렵게 해서도 안 된다. 
 
공정위는 SNS 매체별로 광고 공개 방식을 세분화했다. 인스타그램이라면 사진 안에 광고 사실을 표시하거나 본문의 첫 부분 또는 첫 번째 해시태그에 ‘광고입니다’ 같은 문구를 입력해야 한다. 여러 해시태그 사이에 광고 표시 문구를 넣어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렵게 하면 안 된다.
 
'더보기'를 눌러야 확인할 수 있는 광고 문구.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더보기'를 눌러야 확인할 수 있는 광고 문구.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유튜브라면 소비자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광고] OO 솔직 리뷰’ 같은 제목을 영상에 달아야 한다. 시작·끝 부분 ‘협찬받음’ 등의 자막도 필요하다. 영상의 일부만을 보는 소비자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광고 표기를 5분 단위로 반복해서 보여줘야 한다. 또 광고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상으로 재생되는 동안에는 ‘유료 광고’ 같은 배너를 달아 시청자가 광고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프리카TV 등 실시간 방송이라 자막을 넣을 수 없는 경우엔 방송 중에 주기적(5분)으로 광고료를 받았다고 언급해야 한다. 블로그, 인터넷 카페에선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다’란 문구를 첫 부분 또는 끝부분에, 본문과 분명히 구분되도록 넣어야 한다. 
 
공정위는 연예인 등 유명인이 SNS에서 특정 상품·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언급하는 등의 행위도 광고로 규정했다. 이 역시 공정위 광고 표기 지침을 따라야 한다. 동영상이라면 시작과 끝부분에 ‘협찬 광고 포함’이란 문구를 넣어야 한다.
 
돈을 받고 SNS에 특정 상품을 광고하면서 그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공정위 제재 대상이다. 지난해 11월 7개 사업자가 이런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2억6900만원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의 지난해 10~11월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명 인플루언서 SNS 계정에 올라온 광고성 게시글 582건 가운데 경제적 대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건 174건(29.3%)에 불과했다.
 
구성림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현행 지침은 블로그·인터넷 카페·트위터 등 주로 문자 형태의 사례로 구성돼 다양한 SNS와 변화한 소비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기만 광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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