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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뛴 조정훈, 식당 운영 전용기···초선 '체험 입법' 냈다

중앙일보 2020.06.23 10:00
1인 의원 정당인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은 국회의원 임기 개시 전 한 달간(지난 4월27일~5월27일) 심야에 대리운전 기사로 일했다. 조 의원은 한 인터넷상에서 대리운전을 중개하는 플랫폼에 기사로 등록한 뒤 밤 8시 이후 콜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간 그가 실제로 운전의 기회를 잡은 것은 30여 차례 뿐. 조 의원은 “‘콜’을 1초 내에 잡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금세 채갔다”며 “시작 후 2주일 정도 전까지는 제대로 일하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조정훈 의원실 제공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조정훈 의원실 제공

조 의원은 대리운전 마지막 날 겪은 일을 토대로 1호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른바 ‘대리기사 경력증명서 법’이다. 플랫폼 노동자들도 자신의 일한 시간에 대한 경력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법의 골자다.  
 
조 의원은 해당 업체 사이트에 폐업신고(기사 등록을 말소하는 절차)를 하는 순간 자신의 계정이 사라지면서 한 달 간 노동의 흔적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을 ‘발견’했다. 조 의원은 “노동의 기록은 사회적 신용과 고용 보험 등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한 기초 자료인데 자신의 기록을 자신이 가질 수 없는 현실은 문제가 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첫날 느낀 기분을 잊을 수 없다”며 “운전하는데 필요한 사이드미러(후사경)만 움직여도 손님들에게서 불만이 쏟아졌다. 플랫폼 노동의 본질이 감정 노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배민 라이더’ 등 다른 플랫폼 노동의 현실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체험을 해보려 했지만 국회법 상의 겸직 금지 규정에 막혔다고 한다. 조 의원은 “여러 분야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과 의견을 추가로 확인 해 7월 중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연소 의원인 전용기 의원(29세)은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전인 지난 4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2020년 7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시기에 한시적으로 임대인의 계약갱신을 보장하고, 임대료 연체로 인한 계약 해지 및 퇴거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전용기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전용기 의원실 제공

총선에 출마하기 직전까지 3년 가량 경기 안산의 대학가 앞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이 법안 구상의 출발점이었다. 전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로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용돈 받아서 정치를 할 수는 없어 시작한 일”이라며 “여윳돈이 없어 스프링클러를 직접 설치하다가 터지기도 하고, 수도꼭지도 모두 손수 달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지난 총선 출마 직전 코로나19 여파로 한때 생계가 막막한 처지였다. 그는 “점심에는 식사 메뉴를, 저녁에는 호프집으로 운영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얼마 안 되는 월세 내기가 어려웠다”며 “가게 주인은 3개월 이상 계약이 밀리면 기존 상가 임대차보호법에 따라서 계약 연장이 힘들다고 하는데 눈앞이 캄캄했다”고 회상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상임위로 신청한 전 의원의 다음 입법 테마는 게임이다. 그는 “게임 산업의 불필요한 규제를 살펴보고 있다”며 “‘게임 셧다운제’(일정 시간 동안 청소년 컴퓨터 접속 제한) 등 기존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공청회를 먼저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 기초 작업으로 전 의원은 최근 구독자 48만 명을 보유한 게임 정보 유튜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회의원의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29조)에 따라 임기 개시 이후 두 의원이 다른 직업을 직접 체험하기는 어렵게 됐다. 전 의원은 “국회의원의 권위와 상관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 또한 “현장에서 보이는 것이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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