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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토했다" 도마에 오른 중국 먹방

중앙일보 2020.06.23 08:37

먹고 토했다.

 
지나친 중국 먹방 방송이 도마에 올랐다. 얼마 전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嗶哩嗶哩)의 먹방 진행자가 실수로 편집 전의 영상을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한 입 먹고, 한 입 뱉고, 나중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게 되자 트림을 몇번 하더니 결국은 준비된 음식을 다 먹지 못했다.
 
[출처 바이자하오]

[출처 바이자하오]

먹방은 딱히 별다른 대사나 소통 없이도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은 콘텐츠다. 2014년 한국의 먹방이 유튜브에서 뜻밖의 인기를 끌면서부터, "먹방" 열풍은 급속히 중국으로 번져나갔다.
 
먹방은 문턱이 낮고 효과가 빨라 단기간 내 너도나도 먹방 진행자로 몰려들었다. 그러다보니 경쟁은 심화됐고, 방송은 더욱 도를 넘어섰다. 조금 더 화제를 모으기 위해서는 진기한 음식 먹거나, 심지어는 자신의 몸을 망치는 방식까지 이용됐다. 
[출처 바이자하오]

[출처 바이자하오]

"목숨을 걸고 돈과 바꾸는 것 아니냐"

 
문제가 이렇다보니 먹방 진행자들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상하게 갖은 비난 속에서도 여전히 먹방은 뜨거웠다.  '먹방'의 바이두 검색지수는 2016년 초 현재 500에서 현재 8000으로 상승했다.
 

남의 밥먹는 걸 보는게 뭐가 재밌어?

 
왜 그럴까? 중국의 먹방이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 한 중국 매체가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지루함을 못 참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 

 
보는 쾌감 외에도 '먹방'이 성행하는 것을 '지루한 경제'에 대한 소비로 보는 학자도 있다. MBA 싱크탱크에는 지루한 경제라는 연구가 있다. 무료함을 팔아 돈을 버는 것. 지루한 시간을 가치 있는 광고로 활용해 경제적 효과로 바꾸고, 지루한 시간을 이용해 생기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일상의 당신은 출퇴근 지하철에서, 혼자 있을 때는, 할 일이 없어서, 어쩌면 손에 잡히는 대로 먹방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삶의 지루한 순간을 한시도 참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먹방 소비는 무의식중에 나오는 습관일 수 있다.
 
먹방의 유행은 인구 구성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국가통계국과 민정부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싱글 인구는 2억4000만 명, 1인 가구 수가 7700만 명을 넘어섰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가 없는 것은 쉽게 '지루함'을 가장 많이 느낄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루한 경제의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소비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바이자하오]

[출처 바이자하오]

보다보니 광고?

 
팔로워를 많이 보유할수록, 그들을 향한 식품업체의 광고의 손길도 늘어난다. 이들과 협력해서 일부러 시식장면을 의도적으로 노출하며, 입소문을 내는 것은 이들이 가진 유입량을 광고로 전환한 사례다.
 
홍보 효과 외에 정보로서의 수요도 충족시킨다. 중국에서 최근 2년간 '추천' 성향의 먹방이 인기였다. 뤄쓰펀(螺蛳粉,우렁이국수) 시식 후기, 에어프라이어 사용 후기 등이 큰 인기를 끌어모았다. 정보성 콘텐츠의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커뮤니티형 플랫폼 샤오훙슈(小红书)가 인기를 끈 이유도 "추천"에 대한 대중의 요구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출처 바이자하오]

[출처 바이자하오]

"닭볶음면은 어느 브랜드가 제일 맛있나요?", "광저우에는 어떤 맛있는 고깃집이 있나요?" 대수롭지 않은 일상의 고민들을 먹방 진행자가 어느 정도 해결해주고 있다는 얘기다.

 

밥친구가 따로없어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 출출한 밤, 다이어트로 야식을 먹기는 꺼려진다. 먹방을 보면서 대리만족으로 해결한다는 시청자들이 있다. 또한 먹방의 주요 시청자는 젊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1인 가구가 많다. 식사를 할 때 먹방을 틀어 보는 것은 일종의 식사를 함께하는 파트너를 두는 것 과 같다. 정서적인 만족감 때문이다.
 
최근 먹방의 트렌드도 조금 달라졌다. 대본에 맞춰서 연기하고, 공장처럼 일률화된 먹방에 중국 대중들은 흥미를 잃었고, 거기서 거기인 먹방의 출현은 오히려 피로감을 낳았다.
 
그래서 이전과 같은 무지막지하고 자극적인 '먹방'은 사라지는 추세다. 이제는 비리비리에서 먹방을 검색해도 예전처럼 대식가를 자랑하는 영상보다는 성숙한 먹방 진행자들이 클릭수도 높은 편이다. 잘나가는 진행자일수록 먹방에 자신 고유의 콘텐츠 플로우와 코드가 있고, 브랜드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먹방 진행자 쉬다사오(徐大sao)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마늘', 단황파이(蛋黄派)의 '감탄사(妙啊)'를 내뱉으며 짓는 표정, 다샹거(大祥哥)의 종류별 대게 시식 영상 등 그들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듯이 요리하고, 시식함과 동시에 자신의 개인 매력까지 발산하며 먹방 콘텐츠를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잘 먹어야 잘 산다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지만, 먹방이 인기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잘 먹어야 잘 산다'라는 뿌리깊은 개념에 기초하지 않을까? 한국에서 유행되어 넘어 온 중국의 먹방 콘텐츠는 어떻게 차별화된 방향으로 발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차이나랩 이은령

[출처 네이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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