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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노리는 건 A검사장"…다시 주목받는 그와 이성윤 악연

중앙일보 2020.06.23 05:00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중앙포토]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중앙포토]

서초동에서 '윤석열의 검찰'과 '이성윤의 검찰'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60)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A검사장에 대해 이성윤(58) 서울중앙지검장이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며 검찰은 두 쪽으로 갈라졌다. 
 
대검 간부들과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은 채널A 관련 수사에 대해 "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지검장의 지휘를 받는 서울중앙지검의 1차장과 형사1부장·부부장은 강경 일변도다. 
  

채널A 기자 넘어 현직 검사장 노리는 수사팀 

검찰 내부에선 A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전 대주주 이철(55)씨에게 취재협조를 압박한 채널A 이모(35) 기자에 수사팀이 구속영장을 청구를 검토한 이유도 A검사장에게 있다고 본다. 협박과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피고인에 대한 영장 검토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A검사장을 잡아야 여권에서 주장하는 '검·언 유착' 의혹이 완성되는 것"이라며 "이 기자에 영장을 치려하는 것도 A검사장에 대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서일 것"이라 말했다. 수사팀은 A검사장이 이 기자와 공모한 정황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기자와 A검사장은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대검은 수사팀의 영장 청구 의견을 승인하지 않고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지난 4월 28일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의 관련부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보도본부실 앞을 기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채널A 제공/뉴스1]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지난 4월 28일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의 관련부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보도본부실 앞을 기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채널A 제공/뉴스1]

조국 수사 때 시작된 악연 

이 지검장과 A검사장은 20년 이상의 검사 생활 동안 단 한번도 근무지가 겹친 적이 없다. 이들이 업무상 처음 마주한 것도, 그리고 처음 충돌한 것도 모두 지난해 9월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였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던 A검사장에게 '윤 총장에게 중간 보고를 하지 않는 독립된 조국 수사팀을 만들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이 사실은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됐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A검사장의 답변을 통해 공개적으로 확인됐다. 국정감사 대화록 일부를 발췌했다.
 
2019년 10월 17일 대검 국정감사 中
오신환 의원=A부장님(검사장급). 언론을 통해서 나온 얘기지만 이성윤 검찰국장이 A부장께 전화로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라인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통화하신 사실이 있습니까?
A검사장=그런 사실이 있습니다…(중략)
오 의원=그것은 법무부의 권한에 속합니까, 판단하기에?
A검사장=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발이 들어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송경호 여주지청장의 모습. [연합뉴스,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송경호 여주지청장의 모습. [연합뉴스, 뉴스1]

검찰 내부에선 두 사람의 '악연'이 여기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당시 A검사장을 비롯한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라 불린 특수통 검사들은 조 전 장관 수사를 하며 이 지검장과 부딪쳤다. 지난 1월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한 뒤 열린 간부회의에서 윤 총장의 취임사를 읽었던 송경호(50)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현 여주지청장)도 A검사장의 직속라인으로 불린다. 
 
송 지청장은 최강욱(52) 열린민주당 대표 기소 여부를 두고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펼쳤던 이 지검장과 충돌했다. 당시 대검과 수사팀은 기소를, 이 지검장은 신중론을 펼쳤으니 현재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상황이었다. 
 

신중하던 이성윤이 변했나 

채널A 수사와 A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반대하는 현직 검사들은 이런 이유로 "이성윤이 정권을 겨냥한 수사와는 다른 잣대로 이번 사건에 임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이 지검장은 조 전 장관 수사에 앞서 지난해 대검에 근무하던 시절, 검찰이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현 정권 인사를 기소할 때 '죄가 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펼쳤다고 한다. 그런 이 지검장이 이번 채널A 사건에선 구속영장 청구까지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대조적이란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 등이 지난 2월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 등이 지난 2월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당시 송인배·김은경 수사의 주임 부장이었던 주진우(45) 변호사가 채널A 이 기자의 변호인이다. 주 변호사도 윤석열 라인의 '특수통' 출신으로 분류된다. 주 변호사는 "이번 채널A 수사가 형평성을 잃어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14일 대검에 전문자문단 회부를 요청했고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 지검장과 현직 검사 시절 함께 근무했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지검장은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번 사건도 기존의 잣대로 수사에 임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 내 권력다툼 시각도  

일각에선 A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검찰 내부의 '특수통 라인'을 밀어내는 주류 교체의 신호탄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현 정권과 가까운 호남 출신의 검사들과 '윤석열 라인'의 검찰 내부 권력다툼이란 것이다. 실제 A검사장에 대한 수사 지휘 라인에 있는 검사들은 이 지검장을 포함해 모두 호남 출신이다.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뒤 올해초 좌천성 인사를 당한 한 현직 검사는 "요즘 잘나가는 검사들을 보면 과거에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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