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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날강도" 비판받는 애플 앱스토어 '30% 룰' 깨질까

중앙일보 2020.06.23 05:00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의 수수료 문제를 두고 미국 내 논쟁이 시작됐다. 왼쪽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오른쪽은 데이비드 시실린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 위원장. 정원엽 기자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의 수수료 문제를 두고 미국 내 논쟁이 시작됐다. 왼쪽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오른쪽은 데이비드 시실린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 위원장. 정원엽 기자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인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민주당)이 애플의 앱스토어 대해 "날강도 짓(Highway robbery)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독점 소위는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오는 7월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팀 쿡 애플 CEO를 제외한 3명(순다 피차이,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은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16일 애플 앱스토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한 상황. 앱 생태계의 제왕으로 군림한 애플이 안팎으로 코너에 몰렸다.  

 

무슨 일이야?

애플 앱스토어의 '30% 수수료'는 2008년 앱스토어 출시후 여러차례 논란이 됐다. 통신사와 앱 개발사 모두 애플에 불만이었지만, '시장의 갑(甲)'은 고집을 꺾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최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베이스캠프가 애플에 맞섰다.

 
· 유료 이메일(헤이·hey)을 서비스하는 베이스캠프는 소비자가 앱을 다운로드할 때만 앱스토어를 통하도록 하고, 구독(연간 99달러)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하게 했다.
· 애플은 이 기업이 애플 가이드라인(3.1.1, 인앱 구매시스템 사용)을 위반했다며 앱 업데이트를 거부했다. 반면, 애플은 '리더(Reader)' 앱으로 분류되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킨들 등 일부 거대 기업엔 앱 외부 구독을 허용하고 있다. (애플 가이드라인 3.1.3) 일관된 정책도 아닌 셈. 
· 베이스캠프의 데이비드 하인마이어 한손 공동창업자는 "개발자 수십명이 애플로부터 '30% 수수료를 내지 않으면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애플은) 동네를 깨끗하게 유지할 테니 보호비를 내라고 하는 마피아"라고 주장했다.

 

이게 왜 중요해?

애플의 30% 수수료 룰(rule)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됐다. 더 크게는 애플과 구글(구글플레이)이 독과점한 앱 거래 플랫폼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다 .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 정치권에선 GAFA 등 IT 기업에 대한 규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세금 폭탄을 넘어 디지털시장의 새로운 경쟁 규칙이 만들어질지가 관심.
· 유럽에선 지난해 3월 세계 최대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애플의 30% 룰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CEO는 "애플이 혁신을 제한하는 규칙을 만들고, 개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불공정 심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데이팅앱 틴더 등을 소유한 매치그룹도 가세했다. 매치그룹은 "애플은 30% 수수료로 전자책, 음악 및 비디오 스트리밍, 클라우드 스토리지, 게임 및 온라인 데이트 같은 산업을 압박하면서, (이런 산업이) 장사가 잘 되면 직접 그런 시장에 진출한다"고 비난했다. 
 

나랑 무슨 상관

· 소비자가 '인앱결제'(IAP)를 많이 쓸수록 애플이 돈을 번다. 게임 앱에서 1만원을 결제하면 이중 3000원은 애플 몫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5월 "애플의 수수료 부과로 서비스 가격이 인상돼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개인 소비자들의 집단소송권을 인정했다.
· 온라인 크리에이터가 구독자로부터 직접 거둔 수익에 대해서도 애플은 30% 수수료를 가져간다. 예를 들어, 라이브 오디오 플랫폼 스푼라디오에서 방송을 하는 DJ가 후원금 1만원을 받으면 이중 3000원을 애플이 가져가고, 중간 플랫폼인 스푼라디오가 1000원을, DJ는 6000원을 받는 식이다.
 

앱 개발사 입장은  

· 스포티파이는 홈페이지에 애플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공개했다. 핵심은 3가지. ①앱에 공정한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 ②소비자가 지불시스템을 결정할 수 있어야지 애플의 시스템을 강요해선 안된다. ③앱스토어가 앱 개발사의 마케팅을 제한하는 식으로 사용자와 개발사 간 소통을 막아선 안 된다.
· 군소 앱 개발사는 근본적으로 애플이 수수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이스캠프의 하인마이어 한손 "수수료를 10~15%로 낮춘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시장에 단 하나의 게이트 키퍼만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건 소비자가 선택을 할 수 있느냐 경쟁이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애플의 입장은

· 22일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앞두고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신제품 발표보다 시장 독점 논란에 이목이 집중돼서다.
· 애플은 15일 처음으로 앱스토어의 연간 거래규모(5190억달러)를 공개했다 "전제 앱스토어 거래액 중 85%는 애플이 아닌 개발자 등 앱 생태계 구성원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5190억달러(약 62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플이 연간 앱스토어 매출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이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5190억달러(약 62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플이 연간 앱스토어 매출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反) 독점법, 애플에 적용될까

·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16일 애플을 공식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마가렛 베스타거 EU 집행위원은 "애플이 앱과 콘텐트 배포에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회사 간 경쟁 금지협약(TFEU 101조)', '지배적 지위 남용(TFEU 102조)' 조항 위반 가능성을 시사했다.
· EU집행위원회는 과거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에 걸쳐 총 91억유로(12조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 미 의회 하원과 연방거래위원회(FTC), 법무부도 애플을 조사중이다. 하원 반독점 소위는 "올해 내 독점 규제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벌금 폭탄을 넘어 새로운 반독점 법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 미 매체 악시오스는 "어느 한 기관의 결론이 나오면 (반독점) 규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더 알면 좋은 것

· 애플 앱스토어는 페이스북의 게이밍 앱 등록 신청을 올해 상반기 동안 5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타임스 보도). 게임스토어 성격을 띤 페이스북의 앱이 애플의 게임 앱(애플 아케이드)과 경쟁할 것을 애플이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과거 반독점 혐의로 혼쭐이 났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발톱을 세웠다.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률책임자(CLO)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앱스토어 문제는 20년전 MS의 윈도우 독점 논란보다 더 심각하다"며 "앱스토어의 성격, 규칙, 수수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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