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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이해찬 ‘K-뉴딜위’ 박차…당내 “상왕정치 하나”

중앙일보 2020.06.23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레임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역시 이해찬 대표다.”
 

4개 본부장에 이광재·김성환 거론
국회 주요 상임위도 측근들 포진
“퇴임 후 당에 영향력 행사” 시각도
이대표 측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

오는 8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위상에 대해 한 당직자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당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당 정책 핵심 기구가 될 ‘미래산업 K-뉴딜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계획을 발표할 때 더 부각됐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위해 공식화한 ‘한국판 뉴딜’을 향후 뒷받침할 당내 기구를 출범하는 데에 그의 영향력이 십분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조속히 조직 구성을 완료해 7월 예정된 한국판 뉴딜 종합대책 수립부터 전면적으로 당정 간에 긴밀한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상설 특별위원회로 출범하는 미래산업 K-뉴딜위원회의 위원장은 이 대표가 일단 맡기로 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상설위원회로 격상될 예정이며, 전국 253개 지역위원회에 담당자를 두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당내에선 “8월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K-뉴딜위원회’가 당 정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개가 넘는 당 특위 중 K-뉴딜위원회를 더 특별하게 보는 이유다.
 
이 위원회는 30명이 넘는 의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디지털 뉴딜(디지털 신산업 육성)과 그린 뉴딜(에너지 전환), 휴먼 뉴딜(일자리 창출) 등의 본부를 이끄는 본부장 인선이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이광재 의원과 김성환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리며 이 대표와도 가깝게 지냈고, 김성환 의원은 이 대표의 비서실장이다. ‘친이해찬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K-뉴딜위원회에 포진하게 된다는 얘기다.
 
당 일각에서는 임기가 두 달 남은 이 대표가 위원회 구성에 관여하는 것을 마뜩잖게 보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다음 당 대표가 취임하고 나서 위원회를 구성해도 늦지 않을 텐데 다소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에 “청와대가 후반기 핵심 국정과제로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여당이 ‘K-뉴딜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는 건 당연하다”(수도권의 한 중진의원)는 옹호론도 있다. 현재의 인선이 차기 당권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최근 주요 상임위원장 인선에서도 ‘이해찬계’의 약진 여부에 관심이 크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임명됐고, 정보위원장에는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이 대표와 함께 서울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유기홍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외교·안보 정보를 다루는 정보위에 김경협 의원 등 ‘이해찬계’가 다수 포진한 것을 놓고도 “이 대표가 퇴임 후에도 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왕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임기가 끝나면 당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게 이 대표의 변함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3일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에 취임한다. ‘은퇴 후 활동’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자 이 대표의 측근이자 동북아평화경제협회를 설립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 대표가 은퇴 후 당이나 정부 일을 전혀 하지 않으려고 민간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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