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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카드로 기획부동산 막는다

중앙일보 2020.06.22 19:55
이재명 경기지사 트위터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 트위터 캡처

 
경기도가 기획부동산의 임야 공유지분 쪼개 팔기를 막기 위해 서울 여의도(2.9㎢)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임야 약 200㎢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승인받지 않고 사용하거나 목적 이외로 이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매입 당시 개별공시지가의 30%에 해당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기도는 26일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에 이런 안을 올려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사실상 개발이 어려운 임야를 싼값에 사들인 후 주변 개발 호재를 거론하며 공유지분으로 비싸게 파는 기획부동산을 근절하는 게 목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지분 기획부동산을 타깃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규모로 지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임야에서는 공유지분을 쪼개 파는 것이 원천 차단된다.
 
경기도가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은 기획부동산이 임야를 공유지분으로 쪼개 팔고 대규모 투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더는 방치하면 안 된다고 판단해서다. 그동안 기획부동산은 각종 개발 호재가 집중된 경기도 임야를 주요 먹잇감으로 삼아왔다.  
이재명 경기지사.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뉴스1

부동산 실거래가 플랫폼 ‘밸류맵’이 경기도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유지분 기획부동산 거래로 확인된 임야 지분은 2018년 9043억원, 2019년 9148억원으로 2년간 1조8191억원에 달했다. 건수로는 2018년 3만6030건, 2019년 4만2192건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2년간 경기도 전체 임야 지분 거래 규모와 비교하면 거래액으로는 47.5%, 건수로는 93.5%에 달한다. 기획부동산이 금액 기준으로도 전체 거래의 절반 수준이었다. 판매 면적으로 따져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11.8㎢, 11.4㎢로 2년간 총 23.2㎢이다. 여의도 면적의 8배이며, 서울 종로구 면적(24㎢)과 비슷하다.
경기도청 청사. 경기도

경기도청 청사. 경기도

 

추가 ‘핀셋’ 지정 이어갈 예정

경기도는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지역에서 기획부동산 움직임을 감지할 경우 조사를 거쳐 추가적인 ‘핀셋’ 지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난 3월 기획부동산이 판매를 벌인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일원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핀셋 지정한 바 있다. 기획부동산에 대응한 핀셋 지정은 전국 최초였다.
 
경기도는 ‘기획부동산 주의보’도 전국 최초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자체 개발한 ‘기획부동산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 기획부동산 활동을 미리 탐지해 토지를 매수한 때는 ‘주의’, 판매를 시작한 때는 ‘위험’ 안내를 하는 방식이다. 경기도는 기획부동산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법령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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