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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전 계엄사령관 전두환 재판 출석 불발…7월에 재증인 신청

중앙일보 2020.06.22 18:25
광주광역시에서 열리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핵심인물이었던 이희성(96) 전 계엄사령관의 증인 출석이 불발됐다. 재판부와 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오는 7월 재판에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법원이 보낸 이희성 증인소환장 '수취인 불명'돼
5·18 당시 핵심인물 광주 법원 증언대 서나 관심
조비오 신부 유족과 5월 단체는 "위증 고소 검토"

 

이희성 증인소환장 전달 확인 불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재판이 진행된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시민이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재판이 진행된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시민이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열렸다. 그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해온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는 지난 1일 재판에서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과 장사복 전 전투병과교육사령부 참모장, 백승묵 전 203항공대장을 이날 재판 증인으로 신청했다. 22일 재판에는 백승묵 전 203항공대장만 출석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5·18 당시 군 핵심 지휘관인 이 전 계엄사령관과 장 전 참모장에게서 헬기사격이 없었다는 증언을 받기 위해 이들을 증인 신청했지만,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이 이 전 계엄사령관에게 보낸 증인소환장의 경우 본인에게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수취인불명' 상태다. 장 전 참모장에게 보낸 증인소환장은 송달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계엄사령관 증인 소환 재추진

 
이 전 계엄사령관과 장 전 참모장 등에 대한 증인 소환은 오는 7월 재판까지 유효하다. 재판부는 이날 전 전 대통령의 변호인에게 "불출석한 증인들의 증인 소환을 독려할 수 있도록 오는 8월에 열릴 재판까지 시간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증인이 아니면 강제구인 절차를 밟지 않는다. 법원이 이 전 계엄사령관과 장 전 참모장의 주민등록 주소지로 증인소환장을 보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변호인 측에서 전화번호 등을 입수해 증인들을 설득해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공판기일이 열린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법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공판기일이 열린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법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정주교 변호사는 "전화번호 등 연락처는 몰라 출석을 독려할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는 7월 재판에 증인소환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뜻을 재판부에 전했다.
 
이 전 계엄사령관 등의 증인 출석 여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어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 전 사령관이 고령이기 때문에 참석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재판에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 등이 출석하지 않으면 증인 신청을 직권 취소할 방침이다.
 

5·18 기념재단 "헬기 사격 부인 위증 고소 검토"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22일 광주지법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전두환 측 증인에 대한 위증죄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는 허위 사실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유죄다.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공판기일이 열린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 법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공판기일이 열린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 법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5·18 당시 송진원 육군 제1항공여단장과 506 항공대대장 김모 중령, 부조종사 등이 지난 재판 과정에 전 전 대통령 측 증인으로 출석해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증언을 한 바 있다. 조 상임이사는 "뻔뻔하게 반성 없이 재판에서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위증에는 죄를 물어야 한다"며 "현재 변호사와 대응 방안을 상의 중이다"고 했다.
 
조비오 신부의 유족과 5월 단체들은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이 출석해도 앞선 전 전 대통령 측 증인과 똑같이 헬기 사격을 부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이 전 계엄사령관 등이) 증언대에 선다 해도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거짓 증언을 할 것이다"며 "증인소환장을 수령하지 않은 것도 법정에 증인으로 서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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