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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파티, 북적이는 술집…美 젊은 층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중앙일보 2020.06.22 18:03
미국 내에서 20~30대의 '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미 방역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20~30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실제 확진자 숫자는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美 남부 지역 주에서 20~30대 확진자 급증
텍사스,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는 사람 7%뿐"
미국 현충일 연휴 때 사교모임·술집 방문 등
20~30대에 맞는 새로운 방역 대책 내놔야
미국 확진자 이틀 연속 3만 명 넘어…50일 만

5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 해변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5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 해변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 공영라디오 NPR과 CNN방송은 미국 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조지아·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캘리포니아 등 남부에 위치한 주(州)에서 20~30대 확진자 숫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 주정부가 봉쇄령을 내렸지만, 경제 정상화를 위해 이를 해제한 곳들이다. 
 
특히 주민들의 경제 활동을 위해 봉쇄령을 일찍 풀었던 플로리다에서 이런 추세가 두드러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에선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중 29%에 불과했던 35세 미만 확진자가 이달 들어 44%까지 치솟았다. 론 디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6월 셋째 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중위연령(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이 37세"라고 밝혔다. 5월 30일까지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의 중위연령이 48세인 것과 비교하면 젊은 확진자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사교모임·술집 방문… "사회적 거리두기 실패"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지 않은 것을 젊은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 꼽고 있다. 텍사스주 갤버스턴 카운티 보건국의 필립 키저 박사는 현지언론에 “일부 통신사 자료에 따르면 갤버스턴 카운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7%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키저 박사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갤버스턴 카운티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평균 연령은 30살이다.
 
미국 현충일 연휴기간인 5월 23일 많은 사람이 미주리주 오자크 호수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트위터.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현충일 연휴기간인 5월 23일 많은 사람이 미주리주 오자크 호수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트위터. 로이터=연합뉴스]

애봇 텍사스 주지사도 “(30대 미만의 확진자 증가는) 술집 방문과 연관이 됐다”며 현충일 연휴(5월 23~25일)에 급증했던 사교 모임이나 술집 방문을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 능력이 확대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보건국은 “코로나19 초기에는 증상이 심한 사람이나 집단 발발 가능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검사가 이뤄졌다”며 “하지만 최근 검사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검사를 받지 않았던 젊은 사람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마치 확진자가 급증한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50일 만에 신규 확진자 3만명… 2차 유행 가능성?

 
한편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19~20일 이틀 연속 3만 명을 넘어서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만 명을 넘어선 건 5월 1일 이후 약 50일 만이다. 특히 확산 지역도 진앙지였던 뉴욕주 등 미국 북동부에서 플로리다·텍사스·캘리포니아주 등 ‘선벨트’로 이동하며 더 넓어졌다.
 
5월 27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 있는 한 공원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5월 27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 있는 한 공원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 행정부도 심상치 않은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21일 CNN에 출연해 “가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에 대비해 비축물자를 채우고 있다. 우리는 물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에 있을 수 있는 두 번째 유행에 행정부가 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것(2차 유행)이 일어날 것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준비는 한다”고 답했다.
 

◇대부분 무증상자…새로운 방역대책 내놔야

 
미국 내 20~30대의 젊은 층이 지역 사회 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교적 증상이 약하거나 무증상 상태에서 자가 격리 등 방역 대책 없이 사회 활동을 재개하고, 술집이나 사교 모임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서다.  
 
때문에 지금까지 주로 노인 계층과 질병에 취약한 사람에 맞춰온 방역 대책을 이제 젊은 층에 맞게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주디스 맘그렌 워싱턴대 감염병학자는 “(20~30대는) 인쇄 매체를 읽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에 직접 출연하고, 짧은 문장으로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서든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와 같은 진료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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