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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착취물 제작 가담자, 유포자 등 적극 회원은 범죄집단 조직원"

중앙일보 2020.06.22 17:44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중앙포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중앙포토]

검찰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등에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기소)과 공범들을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유료회원 중 성 착취물을 제작하는 데 직접 가담하거나 유포·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 회원들을 범죄집단의 조직원으로 봤다.

 

"박사방 조직원은 38명…성 착취물 제작에 가담 등 적극적"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22일 조씨와 '부따' 강훈(19·구속기소), '태평양' 이모(16·구속기소)군 등 핵심 조직원 8명을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나머지 5명은 '김승민' '랄로' '도널드푸틴' '블루99' '오뎅'이라는 텔레그램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조씨 일당은 2019년 9월 '박사방'이라는 범죄집단을 조직해 아동·청소년 16명을 포함한 여성 74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내부 규율과 이익 배분 과정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해 단순한 음란물 공유 모임이 아닌 범죄집단이라고 봤다.
 
검찰은 '박사방' 유료회원 모두를 범죄집단의 조직원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범행에 대한 공동의 목적, 범죄 집단이라는 인식, 적극적 활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피의자 38명을 조직원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기소한 8명 이외에 30명은 경찰과 군 검찰(1명)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성 착취 범행에 직접 가담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피해자 유인이나 음란물의 유포, 홍보 등 적극적 활동을 한 사람들은 범죄집단의 조직원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유현정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 팀장(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검사)이 4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유현정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 팀장(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검사)이 4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범죄단체'보다 구성요건 느슨한 '범죄집단'으로 의율 

검찰이 디지털 집단 성범죄 피의자들을 범죄단체조직죄로 재판에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료 회원도 엄벌해 달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3월 이번 사건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범죄단체조직죄(형법 114조)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종범도 수괴와 같은 형에 처할 수 있다.
 
검찰은 '박사방' 일당을 '범죄단체'가 아닌 '범죄집단'으로 의율했다. 범죄집단은 범죄단체처럼 수괴부터 간부와 구성원으로 이뤄지는 역할 분담에 따른 조직 체계가 있어야 하지만 시간적 계속성, 지휘·통솔체계는 요구되지 않아 구성요건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다만 공식적인 죄명은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로 동일하며, 법정형도 똑같다. 
 
검찰이 디지털 집단 성범죄 피의자들을 범죄단체조직죄로 처벌하기 위해 회심의 카드를 꺼낸 것이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선례가 전혀 없다는 점은 향후 재판에서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성년자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과 유료회원 등 핵심 구성원 8명이 22일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주빈 등 관련자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 참고인진술 조서를 비롯, 조주빈이 구치소에서 직접 그린 조직도를 통해 각 조직원들이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 성착취 영상물 유포, 수익금 인출로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한 점 등 특성을 파악해 범죄단체죄를 의율했다. [뉴스1]

미성년자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과 유료회원 등 핵심 구성원 8명이 22일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주빈 등 관련자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 참고인진술 조서를 비롯, 조주빈이 구치소에서 직접 그린 조직도를 통해 각 조직원들이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 성착취 영상물 유포, 수익금 인출로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한 점 등 특성을 파악해 범죄단체죄를 의율했다. [뉴스1]

텔레그램 운용사, 범행자금 세탁 혐의자 수사도 지속 

검찰의 수사는 계속된다. 추가로 확인되는 '박사방' 공범들에 대해서는 범죄집단으로 의율하고, 아동 성 착취물 확산을 방치한 텔레그램 등 메신저 운용사에 대한 수사도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철저히 추적·환수하고 범행자금 세탁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도 신속히 종결할 방침이다.
 
2차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잘라내기' 방식의 압수수색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클라우드 등 저장 매체에 저장된 성 착취물 원본을 복제해 압수한 다음 원본 파일을 삭제하는 방식이다. 피의자의 동의 없이도 원본 파일을 삭제할 수 있어 추가 유포로 인한 2차 피해를 막는 효과가 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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