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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도 삼각김밥 등 '마감 세일'…기업 역량이 된 쓰레기 줄이기

중앙일보 2020.06.22 17:29
편의점 CU가 식품 손실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한다.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 CU가 식품 손실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한다. 사진 BGF리테일

기업 평가에서 올바른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관점이 강조되는 가운데 ‘쓰레기 잘 줄이기’가 기업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유통 업계에선 친환경 경영이 아닌 필(必)환경 경영이라는 말이 공통으로 나온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식품 손실(Food Loss) 줄이기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편의점 업계로는 처음으로 유통기한에 임박한 식품을 싸게(최대 40%) 파는 ‘그린세이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삼각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 식품부터 과자·음료·즉석식품·안주 등 일반식품까지 약 10개 카테고리 3000여 개 식음료 제품이 대상이다. 다음달까지 서울 일부 점포에서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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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편의점 업계에선 매일 포장도 뜯지 않은 식품 수억원어치가 버려진다. 편의점 주력 상품인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의 유통기한은 ‘제조시간으로부터 43~48시간’으로 매우 짧은 편이다. 배송 시간을 포함해 이틀 만에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다 쓰레기가 된다. 한국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평균 1만4477t이다. 흔히 먹다 남긴 음식(식품 폐기물)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완제품 상태에서 버려지는 식품이 65%에 달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전 세계 유통업계가 식품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캠페인 성공을 위해선 전국 1만4000여개 점포의 참여가 가장 중요해 간편하게 할인 상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원료 감축에도 사활 

음식 쓰레기 뿐 아니라 다른 쓰레기 줄이기도 기업의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CJ제일제당도 이날 ‘2019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플라스틱 감축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는 즉석밥(햇반)·양념장 용기·기능성 필름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료를 약 551t을 줄였다. 이는 자동차 약 3673대 생산분(1대에 150kg)에 해당한다. 또 자원 순환 활동으로 지난해 폐기물 722t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과거 페트병보다 뚜껑의 플라스틱 함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쉽도록 라벨을 한 번에 뗄 수 있게 만든 '경량화 페트병'(사진 왼쪽). 사진 롯데케미칼

과거 페트병보다 뚜껑의 플라스틱 함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쉽도록 라벨을 한 번에 뗄 수 있게 만든 '경량화 페트병'(사진 왼쪽). 사진 롯데케미칼

롯데마트도 식품 폐기물 30% 줄인다 

롯데도 지난 2월 신동빈 회장이 ‘5Re(리)모델’을 발표하면서 그룹 핵심 과제가 환경이다. 5Re는 감축(Reduce) 대체(Replace) 재설계(Redesign)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이다. 이 과제에 따라 롯데마트는 2025년까지 식품 폐기물 30%를 줄일 예정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현재 사용하는 비닐ㆍ플라스틱도 이때까지 절반을 줄일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매장 비닐봉지는 현재 2018년 대비 60% 줄였고, 식품사와 손잡고 비닐 라벨을 없앤 상품(생수 아이시스)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폐플라스틱.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서 수거된 재활용품들이 처리되고 있다. 뉴스1

산더미처럼 쌓인 폐플라스틱.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서 수거된 재활용품들이 처리되고 있다. 뉴스1

편리하지만 과포장으로 환경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온라인 식자재 배송도 변하고 있다. 지난해 식자재 배송에 반영구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보냉백(알비백)을 도입한 신세계 SSG닷컴도 그중 하나다. SSG닷컴은 지난달 1일부터 광합성 미생물을 주입해 식물 영양제로 사용할 수 있는 보냉재(아이스팩)를 쓰고 있다. 식자재 배송을 받은 뒤 보냉재를 녹여 화분에 영양제로 줄 수 있고, 그냥 흘려 버리면 하천 정화에 도움이 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보냉재와 알비백을 제작하는 협력사(딕스)에서 제안해 도입했는데 소비자의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배송받을 때 과도한 포장재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고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친환경으로 접근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은 물론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보냉재에 광합성 미생물을 주입해 식물 영양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SSG닷컴

SSG닷컴은 보냉재에 광합성 미생물을 주입해 식물 영양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SSG닷컴

대표적 온라인 식자재 업체인 마켓컬리도 지난해 9월부터 배송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꾼 ‘올페이퍼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스티로폼 박스를 없애고 완충재도 비닐에서 종이로 바꿨다. 여기에 소비자가 종이 포장재를 정리해 내놓으면 수거하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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