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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판업체발 확진 254명…정은경 "지금 코로나 2차 유행중"

중앙일보 2020.06.22 17:06
대전지역 방문판매 업체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대전지역 방문판매 업체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서울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다. 서울 관악구 방판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22일 낮 12시 현재 198명에 달한다. 대전 서구 괴정동 방판업체 '힐링랜드 23' '자연건강힐링센터' '홈닥터' 등 3곳 관련 확진자도 주말 사이 급증해 49명이 됐다.
 

수도권·대전 방판업체 총 6곳서 254명 확진
리치웨이, 슈퍼 전파자 버금가는 슈퍼 클러스터
코로나 여름철 줄거란 예상 빗나가
"밀폐·밀접·밀집3밀 환경서 유행 지속"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방판업체와 관련된 지역사회 확진자가 총 254명이라고 밝혔다. 리치웨이(198명)와 대전 방판업체 3곳(49명) 외에 서울 구로구 소재 방판업체 '대자연코리아'에서 7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서울시는 대자연코리아 관련 방문자 131명을 전수 검사 중이다. 

방판업체 발 확진자 총 254명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방판업체를 중심으로 잇따르면서 방역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방판업체 집단발병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각종 제품 홍보관 및 체험관을 운영하며 밀폐된 환경에서 다수 방문자가 장시간 대화를 하고, 일부 방판행사는 노래 부르기, 식사 등을 통해 비말(침방울)로 인한 감염 전파가 일어나기 쉬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밀폐·밀접·밀집된 세 가지 전파 요소를 모두 갖춘 방판업체의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들 업체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방판업체 사업자는 출입자 명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영업활동 때 공연이나 노래 부르기, 음식 제공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판매업체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방문판매업체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당국이 방판업체를 고위험시설에 추가하고, 일제 단속에 나서고 있는 건 방판업체 관련 역학조사가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특정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방문자와 접촉자를 서둘러 추적해 'N차 감염' 고리를 차단하는데, 방판업체의 경우 추가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방판업체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 없이 영업하는 등 사실상 불법 형태인 경우가 많아 사태 초기 방문자 등 명단 파악에 어려웠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리치웨이도 미신고 업소였다. 초기 확진자 파악이 늦어지다 보니 2차, 3차 감염이 계속 잇따르는 것이다. 
여기에 방판업체 영업활동이 사실상 다단계 판매로 소규모 행사와 설명을 통해 주로 이뤄지다 보니 침방울 감염 위험이 큰 환경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리치웨이 연쇄 집단감염…'수퍼 전파자' 격 

특히 '리치웨이'는 추가 확진자 발생을 넘어 추가 집단감염으로 번졌다. 리치웨이 방문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또다시 집단감염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리치웨이 발 추가 집단감염은 서울 강남구 명성하우징(41명·부동산 광고업체)과 프린서플 어학원(18명), 강서구 SJ 투자 콜센터(16명), 또 다른 방판업체인 'NBS 파트너스'(15명) 등 8곳이나 된다.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8일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돼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방문·다단계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19일까지 집중 현장점검에 나선다. 뉴스1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8일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돼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방문·다단계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19일까지 집중 현장점검에 나선다. 뉴스1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 198명 중 리치웨이를 방문해 확진된 경우는 41명에 불과하다. 이들과 접촉해 2차, 3차 감염으로 확진된 경우가 157명이다. 1차 감염보다 2차, 3차 감염 사례가 약 3배 이상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차 감염자를 10명 이상 발생시킨 감염자를 '슈퍼 전파자'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신천지 대구교회 31번 환자, 서울 이태원 클럽 초발환자인 용인 66번 환자, 직업을 무직으로 속여 100명 이상을 추가 감염시킨 인천 학원 강사가 여기에 해당된다. 
'슈퍼 전파자' 정의를 방판업체 집단감염 사례에 적용하면, 리치웨이가 '슈퍼 전파 클러스터(집단)' 격인 셈이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방역 당국은 특히 대전 방판업체 집단감염이 '제 2의 리치웨이'가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 방판업체 집단감염은 현재까진 2차 감염자까지 확인되고 있고, 추가 집단감염은 나오고 있지 않다. 다만 감염 경로가 깜깜이였던 코로나19 확진 전주 여고생과 광주 대학생이 대전 방판업체 확진자와 같은 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당에서 짧게는 5분 정도 있었던 것만으로 대전발 코로나19가 전남·북까지 번진 것이다. 이 밖에 세종·충남·서울 등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와 당국이 방판업체 관련 역학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은경 "코로나19 2차 유행 진행 중"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7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방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7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방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정 본부장은 현 상황을 "코로나19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인 경우 1차 유행이 2, 3월에 걸쳐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대유행이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2차 지역사회 감염이 유행하고 있고, 가을·겨울철에는 그 유행의 크기가 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전파력이 여름철에 줄 거로 예측했지만 맞지 않았고, 결국 사람 간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는 한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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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본부장은 특히 이번 유행에서 고령층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걸 우려했다. 
그는 "건강식품, 의료기기 제품 홍보 등 일명 떴다방을 통해 무료공연을 미끼로 고령층을 유인, 집합 판매하는 행사로 인해 고령층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방판업체 관련된 확진자 중 60세 이상은 총 140명으로 55%에 달하고, 60세 이상의 중증·위중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은 밀폐 ·밀집 ·밀접된 시설에서는 모두 발생 가능하므로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모임을 연기하거나 비대면으로 해 달라"며 "고령층은 방판 행사 참석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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