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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盧 시즌2'···21번째 규제에도 은마는 7억 뛰었다

중앙일보 2020.06.22 05:00
50일에 한번. 
 
집권 만 3년이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는 빈도다. 지난 17일 ‘6.17 부동산대책(6·17대책)’으로 문재인 정부는 21번째 대책을 내놨다. 5년간 30번 대책(60일에 1번꼴) 내놓은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흐름이다. 야당에서는 “규제를 남발했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없이 시장을 이기겠다는 오기만 남았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은 판박이 수준”(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①규제지역 확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연합뉴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는 최근 이슈가 된 ‘투기과열지구’의 원조격이다. 2002년 8월 처음 도입됐지만,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전국적 주목을 받아서다. 당시 국토부는 ‘버블 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하지만 풍선효과가 번지면서 노무현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을 여러 차례 확대, 결국 전북·전남·경북·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대다수 지역이 규제 대상이 됐다.
 
이후 유명무실했던 투기과열지구는 2017년 ‘8ㆍ2 대책’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했다. 규제지역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2017년 서울 11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와 세종만 지정됐던 투기과열지구는 6.17대책을 거치며 서울(25개구 전역), 경기(과천·광명·성남·하남·수원·안양·안산·구리·군포·의왕·용인·화성), 인천(연수·서·남동) 등 49곳으로 급증했다. 조정대상지역까지 포함하면 김포·파주 등을 제외한 사실상 수도권 전역이 규제 지역이 됐다.

 

②세금 인상  

더불어민주당이 세율 인상을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역시 노무현 정부가 2005년 6월 처음 도입했다. 재산세(1단계)에 더해 고가 부동산 소유자에 별도 국세(2단계)를 메기는 개념이다. 시행 당시 ‘고가 1주택자(공시가 9억원 이상)’,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세금 폭탄론’이 제기됐다. 당시 여당이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에서 참패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도 비슷하다. 2018년 ‘9ㆍ13 대책’을 통해 종부세 최고세율을 3.2%로 중과하는 등 세율 인상에 나섰다. 공시가 대폭 인상도 사실상의 증세로 이어졌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1년간 주택 보유세가 76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 가운데 공시가 상승에 따른 재산세 증가분을 6700억원(88%)이라고 밝혔다. 유경준 통합당 의원은 “조세법률주의 원칙(헌법 59조)을 위반한 것”이라며 “공시가격 상한을 법률에 명시(5% 미만)하는 법률 개정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③대출 규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출 규제도 두 정부 부동산 정책의 닮은 점이다. 노무현 정부는 처음 투기과열지구 LTV(주택담보 인정비율)는 40%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2006년 투기 지역에만 적용하던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전체에 적용하고, LTV 규제 예외 조항도 폐지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출을 강하게 제한했다.
 
문재인 정부 대출 규제 기조도 비슷하다. 지난 2월(2·20 대책) 투기과열지구 LTV를 40%, 조정대상지역 LTV를 50%로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6·17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이 수도권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며 이 지역 전체가 대출 규제의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 야당에서는 “대출이 더 어려워져 이제는 현금 부자만 집을 살 수 있게 됐다”(김현아 통합당 비대위원)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여기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새로 도입하고, 15억원 초과 주택 대출을 전면 금지, 9억원 초과 주택 LTV 20% 적용 등 노무현 정부 때도 없던 고강도 대출규제도 추가했다.
 

④그래서 가격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일대.[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일대.[연합뉴스]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통계청]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통계청]

융단폭격식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아파트값 잡기에 실패한 것도 두 정부의 닮은 점이다. KB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6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평균 매매가는 6억5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정권 말(2008년 4월)에는 12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하던 이 아파트 가격은 문재인 정부에선 13억5250만원(2017년 5월) →21억1000만원(2020년 6월)으로 3년 만에 7억원 넘게 폭등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전체 추이도 이와 비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63.9(2003년 11월)에서 91.3(2008년 2월)으로 5년간 27.4포인트 급등했다. 이후 10여년 간 6포인트만 상승하며 보합세를 유지하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97.3(2017년 5월)에서 110.5(2020년 5월)로 3년간 13.2포인트 급등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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