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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칩거 주호영 “이번주 복귀, 상임위원장 여당 다 가져가라”

중앙일보 2020.06.22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20일 충북 보은군 법주사를 찾아 주호영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국회의장 선출과 6개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칩거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20일 충북 보은군 법주사를 찾아 주호영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국회의장 선출과 6개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칩거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한 주 안에 돌아갈 가능성이 꽤 있다”며 “정해놓지는 않았다. 다만 7일 이내에는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돌아가도 원구성 협상은 안 할 것”
전날 속리산 찾아온 김종인 만나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6개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에 들어갔다. 그의 복귀 결심은 칩거를 장기화할 경우 국회 파행의 책임이 통합당에 지워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복귀해도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가도 원 구성 협상을 전혀 안 할 것”이라며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구걸하지 않겠다. 그럴 바에는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 가져가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몫이었던 법사위원장 선출 철회 등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양보하지 않는 한 원 구성 협상 재개는 어렵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의미 있는’ 양보안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주 원내대표가 여의도로 복귀하더라도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통합당 몫이라고 정한 6~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아들이거나, 아예 거부하는 방법 정도만 있다. 이런 가운데 주 원내대표가 후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다만 통합당에서도 협상론이 있긴 하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선출을 철회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다. 민주당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원 구성 대화를 재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의 초선 박형수·이용·하영제 의원이 이날 주 원내대표를 만나 국회 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복귀해도 묘수가 보이지 않아 고심이 크다”며 “상임위원장 18석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가더라도 초선 의원들은 포기하지 말고 의정 활동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날(20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충북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에서 주 원내대표를 만났다. 회동 후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국회 복귀는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테니 기다려 달라”며 “일단 더는 여당하고 협상할 일은 없어져 버렸다. 지금까지 해온 관행을 깨버렸으니 우리 나름의 대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행했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의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불교 화엄경에서 ‘강은 물을 버려야 바다로 간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는다’고 했다”며 “민주당도 더 이상 소탐대실의 자세가 아닌 대의를 위해 비우고 채우는 순리의 정치가 필요한 때임을 깊이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현일훈·김효성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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