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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한국여자오픈 우승...2억5000만원 코로나 기부

중앙일보 2020.06.21 16:16
유소연. [뉴스1]

유소연. [뉴스1]

유소연(30)은 20일 밤 고민을 했다. 다음 날 아침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하게 됐는데 많이 떨렸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평안할까 생각했다. 유소연은 만약 좋은 목표를 갖는다면 흔들리지 않고 내가 더 열심히 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유소연은 우승하면 상금 전액(2억5000만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유소연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끝난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최종라운드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김효주(25)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유소연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권위 있는 내셔널 타이틀 우승이 많다. 2009년 중국 여자오픈,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2018년 일본 여자오픈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그러나 정작 한국여자오픈 우승은 못했다. KLPGA 투어 신인이던 2008년 한국여자오픈 우승기회를 잡았으나 천둥 번개가 치는 악조건 속에서 연장전에서 신지애에게 패했다.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5개국 내셔널 타이틀을 갖게 됐다. 유소연은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석권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을 뒤흔들어 놨지만 좋은 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세계랭킹 상위권에 있는 해외파 한국 선수들이 빠진 상태로 경기했던 한국여자오픈이 올해는 튼실하다.  
 
미국 LPGA 투어 대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 대부분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 세계 랭킹 3위 박성현 등을 제외하고 랭킹 1위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 등 한국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유소연은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후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꼭 하고 싶어서 가능하면 나오고 싶지만 US오픈과 한 주 차이라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오지현에 1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다. 오지현은 2번 홀에서 1m가 채 안 돼 보이는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더니 전반 보기 3개를 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유소연이 독주할 듯 했는데 한국여자오픈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유소연은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9번 홀에서 1m 정도의 짧은 퍼트를 놓쳤다. 같은 조에서 경기하며, 최근 롯데 칸타타 오픈 챔피언이 되는 듯 물이 오른 김효주가 한 타 차로 쫓아왔다.  
유소연. [뉴스1]

유소연. [뉴스1]

두 선수의 박빙 승부는 끝까지 이어졌다. 389m의 긴 18번 홀에서 두 선수의 두 번째 샷이 모두 벙커에 빠졌다. 김효주는 그린 입구, 유소연은 그린 왼쪽 벙커였다. 쇼트게임이 좋은 김효주가 공을 핀 2m 옆에 붙어 압박했다. 흔들릴만한 상황이었는데 유소연은 핀 60cm 옆에 붙여 우승을 확정했다.  
 
유소연은 “경기감이 떨어져 기대감이 적었던 것이 1, 2라운드 경기를 잘한 비결 같다. 다른 나라 내셔널 타이틀 우승을 4번 했는데 우리나라 우승컵이 없어 아쉬웠다. 신지애 언니에게 연장전에서 패한 2008년 한국오픈은 국내 투어 중 가장 아쉬운 대회였는데 이제 지애 언니랑 재미있는 연장전을 했었지 하면서 좋은 기억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2018년 6월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대회는 우승은 2015년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4년10개월만이다. KLPGA 투어 통산 10승째다.  
 
유소연은 “후반 쫓기면서도 페이드나 드로 등 (어려운) 기술샷을 쳤다. 오늘 버디가 하나밖에 없어 버디가 절실했고, ‘우승할 운명이라면 어떻게 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 플레이를 버리고 다른 경기를 한다면 오히려 불리할 거라 생각했는데 좋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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