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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물어뜯고 가방 던지고…폭염이 더 불지른 '마스크 전쟁'

중앙일보 2020.06.21 15: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난달 26일 오전 대전역에 마스크 착용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난달 26일 오전 대전역에 마스크 착용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중 시설 곳곳에서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 폭염으로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마스크 써 달라” 기사 폭행도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시 승객이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도록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운전자가 승차를 거부할 수 있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버스 기사를 물어뜯고 폭행한 50대 남성 A씨가 구속됐다. 마스크 문제로 운전기사를 폭행해 구속된 첫 사례다.
 
경기 안양의 한 유흥주점에서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직원에게 가방을 던지고 위협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울 구로구·중구에서도 기사를 폭행한 승객이 체포됐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택시 기사를 하는 60대 남모씨는 “가까운 거리를 갈 때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이 많다”며 “시비 붙을까 봐 일단 태워는 주는데 그런 손님은 받고 싶지 않다.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엔 갈등 제보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경기도 한 지역 주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한 제보자는 “버스 기사가 고등학생들에게 ‘마스크 쓰고 타거나 안 쓸 거면 내리라’고 했다”며 “이 말을 들은 고등학생들이 ‘누가 마스크 안 쓰냐’고 장난치며 떠들고, 버스 하차 시엔 기사에게 욕설도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폭염에 마스크 불편 호소하기도

지난 8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5.4도까지 오르며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 물을 뿌려놓은 듯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지난 8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5.4도까지 오르며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 물을 뿌려놓은 듯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최근 폭염 경보가 내려졌던 며칠간 온라인상에서는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우려 섞인 게시글이 쏟아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날씨 관련 글에는 “마스크 때문에 체감 온도가 2도는 더 오르는 것 같다” “땀이 뚝뚝 흐르고 숨 막히고 눈이 깜깜해진 뒤로 택시 타고 다닌다” “마스크 끼고 나서 천식이 더 심해졌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마스크는 코와 입을 막아 체온 조절을 방해하기 때문에 온열 질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가볍게는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증상이 발생하며, 호흡기 질환, 빈혈, 공황장애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장시간 마스크 착용 시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30대 여성 B씨는 “운동성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가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움직이면 숨이 차올라 쇼크가 올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며 “차라리 밖에 나가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야외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C씨는 “평소에도 땀이 많은데 마스크를 끼면 인중이랑 입 주변이 땀범벅이 된다. 실내에선 쓰더라도 바깥에선 거리만 지키면 상관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날씨가 더우면 고온다습한 것 자체로 탈수현상 등 열사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 안에 습기가 차고 산소 부족 현상을 느낄 수 있다”며 “호흡 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날 경우 그늘진 곳으로 이동해 물 섭취를 많이 할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호흡이 답답한 KF94 등 보건용 마스크의 대체재로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출시돼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숨쉬기 편하고 가격이 저렴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20일부터 오프라인 판매 예정이었지만 물량 부족으로 이달 말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권혜림·채혜선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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