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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 北대사의 美 협박 "우린 핵 있다, 전쟁땐 종말 맞을 것"

중앙일보 2020.06.21 15:13
2017년 11월 29일 새벽북한이 사거리 1만3000㎞로 추정되는ICBM급 화성-15를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17년 11월 29일 새벽북한이 사거리 1만3000㎞로 추정되는ICBM급 화성-15를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대남 공세에 이어 미국을 겨냥한 '핵 위협' 발언을 내놨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기를 맞아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주러 북한 대사관은 “현재 북조선은 전략 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지구상 어디든 감히 우리 위협하면 가차 없이 징벌하겠다”며 “새로운 조선 반도의 전쟁 개시는 미국이라는 제국에 종말을 가져다주는 사건으로 인류의 역사에 기록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미국의 한반도 주변 군사작전 전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는 한반도 주변에 미군을 배치해 북한에 대한 공격을 신속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북한이 ‘핵무기’와 ‘새로운 전쟁’을 거론하면서 미국을 위협한 건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은 '서울 불바다' 위협 등으로 맞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남북 관계 파탄’ 선언을 한 북한이 강경 기조를 대미 관계와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갈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신문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6월 16일 14시 50분에 요란한 폭음 속에 참혹하게 완전 파괴되었다"라며 "우리 인민의 격노한 정벌 열기를 담아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조치를 실행하였다"라고 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신문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6월 16일 14시 50분에 요란한 폭음 속에 참혹하게 완전 파괴되었다"라며 "우리 인민의 격노한 정벌 열기를 담아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조치를 실행하였다"라고 전했다. [뉴스1]

 
 북의 핵 위협이 가시화할 경우 책임론을 놓고 파장이 한·미 양국 정치권으로 퍼질 전망이다. 북한이 2018~2019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만 얻어갔다는 지적은 국내에서 이미 나오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앞서 17일(현지시간) 미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대담에서 “김정은이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기여를 할 수 있었지만, 불행히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아와 홍보에 대한 애착을 위해 3차례에 걸친 단독 정상회담을 (북한에) 허용함으로써 김정은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거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한국의 통일 정책에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진 않는 등 수위조절을 하고 있어 비핵화 협상의 판이 완전히 깨진 건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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