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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필요 없고 냉방 갖춰···폭염 걱정 없는 '선별진료소'

중앙일보 2020.06.21 05:00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앞. 이곳에 설치된 자동화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의료진은 "폭염 아래서 두꺼운 방호복을 입을 걱정을 덜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꺼운 방호복을 벗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와 격리된 공간에서 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 시설이 도입돼서다.
 

광주 광산구, 레벨D 방호복 입지 않는 선별 진료소 운영
냉방 시설 갖춰 폭염에도 쾌적한 온도에서 진담검사
개발 과정에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 참여해 실용성 높여

두꺼운 레벨D 방호복 필요 없는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의심증상자가 자동화 선별진료소 입구에 들어서면 자동화된 체온 측정장치가 온도를 재고 음성으로 몸 상태부터 알려준다. 이어 검체 채취 절차가 이뤄지는 투명한 아크릴 벽 앞으로 이동한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18일 자동화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18일 자동화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의료진과 의심환자를 분리하는 투명 아크릴 벽 사이로 고무장갑이 설치돼 있고 의료진은 이곳에 손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다. 채취된 검체는 컨베이어 벨트 장치를 이용해 보관 장비로 옮겨진다. 의심증상자가 진단검사를 마치고 시설을 빠져나가면 방역장치가 자동으로 가동돼 살균처리가 이뤄진다.
 
의료진과 의심증상자가 있는 각각의 공간은 공기도 통하지 않도록 분리돼 있지만, 마이크가 설치돼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두꺼운 레벨D 방호복을 입지 않아도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검체 채취를 할 수 있는 자동화 선별진료소다. 약 15㎡의 작은 시설이지만, 폭염에 견딜 냉·난방 장비와 진단검사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갖춰졌다.
 

폭염과 고군분투 의료진에게 희소식  

 
두꺼운 방호복은 의료진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지난 9일 인천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고 검체를 채취하던 간호사 3명이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18일 자동화 선별진료소 장비를 이용해 진단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18일 자동화 선별진료소 장비를 이용해 진단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의료진들의 폭염 대책을 마련 중인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들이 이날 오후 2시께 자동화 선별진료소를 찾아 성능을 살펴보고 갔다. 광산구청의 선별진료소가 대안이 될 가능성을 확인하러 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한 것이다.
 
이날 시범운영 중인 자동화 선별진료소를 5명의 코로나19 의심증상자들이 찾아 검체 채취를 마쳤다. 광산구 보건소 김세영 간호사는 "뜨거운 야외에서 에어컨도 없이 검체 채취를 할 때면 너무 힘들었지만, 자동화 선별진료소에서는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쾌적한 온도에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고 했다.
 
검체 채취과정을 자동화한 선별진료소는 광주 광산구가 전국 최초다. 광산구 관계자는 "문진과 체온 측정, 검체 채취 및 운송 과정이 모두 자동화됐기 때문에 의료진이 의심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없다"며 "오히려 레벨D 방호복을 입었을 때보다 더 안전하게 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했다.
 

개발 과정에 의료진도 참여

 
자동화 선별진료소 제작에는 광주지역 11개 중소기업과 광주테크노파크, 광주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공동 참여했다.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 직후부터 약 4개월 동안 검체를 채취해온 경험을 전달해 설계됐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18일 자동화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마친 뒤 방역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의료진이 18일 자동화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마친 뒤 방역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선별진료소 현장에 여성 의료진 비율이 많은 점을 감안해 검체 채취용 고무장갑이 설치된 높이를 낮게 설치하고 맥박계처럼 고무장갑의 압력을 측정해 구멍이 뚫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 등이 포함된 이유가 의료진들의 조언 덕분이다.
 
자동화 선별진료소를 개발한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는 "이번 선별진료소와 비슷한 형태의 모듈러 건축물을 해외에 수출해왔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되거나 지연됐다"며 "병원급의 음압시설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상황에 맞는 선별진료소 설계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이 18일 시범 운영 중인 자동화 선별진료소 모습.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이 18일 시범 운영 중인 자동화 선별진료소 모습.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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