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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수업료 공짜에 수고료까지…귀농교육 받아볼까

중앙일보 2020.06.20 15:00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73)

귀농·귀촌 경향이 달라졌음이 느껴진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환경 전반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농촌에 일손이 너무나 부족하다. 단기적으로 지금부터 7월 초까지 농번기에 일할 사람을 구해야 한다. 가을 이후에 수확기에도 일손이 달릴 것이 분명하다.
 
지역 간 사람 이동이 어려워진 탓에 단기 농업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힘들어진 결과다. 그리고 안전과 위생이 귀농·귀촌 지역 선택에 있어 우선순위로 꼽히게 되었다. 가능하면 응급의료시설과 전염병 대응이 가능한 의료 시설이 얼마나 가까운가를 따지게 된 것이다. 현재로써는 매일 매일 발표되는 코로나 감염 환자 동향에 따라 감염 환자가 적은 지역으로 눈길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가을 이후에 수확기에도 농촌에 일손이 달릴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지역간 사람 이동이 어려워진 탓에 단기 농업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힘들어진 결과다. [사진 pixabay]

가을 이후에 수확기에도 농촌에 일손이 달릴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지역간 사람 이동이 어려워진 탓에 단기 농업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힘들어진 결과다. [사진 pixabay]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은 반대로 일자리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발표한 귀농·귀촌 교육과정은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하거나 휴직하게 된 사람을 대상으로 농업 분야로 전직을 유도하고, 단기적으로 영농 실습을 하면서 농촌 일손의 빈자리를 메우려는 노력이 보인다.
 
서울시와 지자체가 손을 잡고, 전국 농업마이스터 대학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4일 과정의 농업·농촌 탐색 교육도 현장실습 교육과 함께 일자리를 연계하려는 취지로 구성됐다. 충북 괴산, 경북 상주, 전남 영암에 소재한 서울 농장(서울시에 운영하는 귀농귀촌 교육 농장) 3개소와 전국의 8개 농업 마이스터 대학은 이론 교육 3일과 실습 1일로 구성된 3박 4일의 농업 일자리 탐색 교육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영농 경험이 부족한 도시민이 농작업을 경험하고 농촌의 현실을 체험하는 차원에서 구성된 교육과정은 귀농·귀촌인들에게 영농창업자금과 주택구입 자금 융자에 필요한 교육 이수 시간을 제공하니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전국의 156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2시간 과정의 귀농·귀촌 일반 교육을 제공하고 전국의 도시 소재 농협에서는 4시간 과정의 일반 이론 교육과 자산관리, 금융, 세제 등과 관련된 강좌를 개설해 도시민이 가까운 곳에서 교육을 이수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추진되는 영농 근로 체험 교육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귀농·귀촌종합센터가 주관하여 2주간 10일의 영농 체험 교육이 7월부터 9월까지 전개될 예정이다. 서울, 경기·강원, 충청, 영남, 호남 등 5개 권역별로 농업·농촌 이론 교육과 단기 영농 근로를 통한 실습을 할 수 있는 과정이 개설되어 참가하는 도시민은 실질적인 농업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지역별로 특화된 농산물의 재배 과정과 유통 과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특히 5일간의 단기 영농 근로는 농가로부터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교육비는 무료이며, 교통비와 숙식도 제공이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업이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한 실직자와 휴직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비롯되었지만, 그동안 지적됐던 이론과 강의실 교육에 치우쳤던 귀농·귀촌 교육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실습 과정으로 확대되었기에 의미가 있다.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농촌의 현실이다.
 
귀농·귀촌 교육장에서 강사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도대체 농업이 얼마나 힘들고 농촌이 얼마나 열악하길래 귀농·귀촌을 권유하면서도 말리는 것 같아 헷갈린다. 무조건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다 보니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당연히 현장으로 가 체험해 보고 선배 귀농인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판단이 설 수 있다. 귀농·귀촌은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준비하여도 농업 현장에서 견디지 못하면 곤란하다. 과연 내가 밭과 과수원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비닐 하우스의 열기를 견뎌낼 수 있는지, 겪어 보아야 안다. [사진 pixabay]

아무리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준비하여도 농업 현장에서 견디지 못하면 곤란하다. 과연 내가 밭과 과수원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비닐 하우스의 열기를 견뎌낼 수 있는지, 겪어 보아야 안다. [사진 pixabay]

 
나도 귀농·귀촌 교육에 참여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다. 아무리 농업·농촌의 현장이 어렵다 해도 어떤 이에게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맨땅에 헤딩하듯이 무작정 뛰어들 수는 없다. 알아보고 탐색하고 공부하여야 농촌으로 이주가 가능하다. 아무리 시장 조사를 하고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준비한다고 해도 농업 현장에서 견디지를 못하면 곤란하다.
 
과연 내가 밭과 과수원에서 일할 수 있는지, 비닐하우스의 열기를 견뎌낼 수 있는지 폭염과 냉해에 시들해지는 농작물을 보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지 결국 미리 겪어 보아야 안다. 그런 면에서 새롭게 추진이 되는 일자리 탐색과 영농 체험 교육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정부도 교육 실적과 인원수 채우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교육 수강생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영농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바란다. 급하게 준비되어 알맹이가 없는 교육이 될까 걱정스럽다. 지금 시도가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 만족하는 귀농·귀촌 교육이 이루어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슬로우빌리지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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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필진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 농촌이나 어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해 귀농·귀촌을 지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원래 농촌 체질인가 봐”라며 땅 사고 집도 지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러나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귀농·귀촌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녹록지 않다. 필자는 현역 때 출장 간 시골 마을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리워 귀농·귀촌을 결심한 농촌관광 컨설턴트다. 그러나 준비만 12년째고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준비한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정착한다고 했다. 귀농·귀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정착 요령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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