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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대사관]노무현이 간 그곳, 한라봉 자라는 '불의 나라'

노무현이 간 그곳, 한라봉 자라는 '불의 나라'

중앙일보 2020.06.20 05:00
 
‘아제르바이잔’이라는 이름의 나라가 있습니다. ‘불(아제르)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이름부터 열정적이죠. 한국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과일 중 하나인 한라봉이 아제르바이잔 땅에서도 자랍니다. 중앙일보의 주한 대사관 랜선탐험 시리즈 ‘시크릿 대사관’, 이번엔 여러분을 한라봉이 자라는 ‘불의 나라’로 모십니다.  
 
아제르바이잔식 다도.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뜨거운 차를 마시는 게 아제르바이잔 스타일 이열치열이라고 한다. 각종 잼을 곁들인 과자와 함께 먹는다. 장진영 기자

아제르바이잔식 다도.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뜨거운 차를 마시는 게 아제르바이잔 스타일 이열치열이라고 한다. 각종 잼을 곁들인 과자와 함께 먹는다. 장진영 기자

 
한국과의 외교 관계는 1992년 수립됐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인구는 약 1013만명(UN 통계 기준)인데, 국민의 96%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입니다. 러시아의 오랜 지배를 받다 구 소비에트연방(소련)의 붕괴 및 정치적 혼란의 틈에서 1991 독립을 선언합니다. 이후 무슬림국가 중에선 일찌감치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며 민주공화국이 되지요.

 

테이무로브 주한대사 “노무현 대통령 존경”

본격적인 한ㆍ아제르바이잔 관계는 200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람지 테이무로브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의 설명입니다. 2006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을 공식 방문한 첫 대한민국 지도자가 되면서입니다. 
 
람지 테이무로브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 서울 용산구 대사관에서 전시해놓은 자국 특산품 포즈를 취했다. 장진영 기자

람지 테이무로브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 서울 용산구 대사관에서 전시해놓은 자국 특산품 포즈를 취했다. 장진영 기자

 
테이무로브 대사는 정통 외교관인데요, 아제르바이잔에서 지한파를 육성하기 위해 선발한 인재입니다. 2013년부터 주한 대사관에서 대리대사를 거쳐 대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독자분들을 위해 지난 8일 흔쾌히 서울 이태원동의 대사관과, 성북동의 관저 문을 활짝 열어준 테이무로브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2006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하시고, 이듬해엔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께서 국빈으로 답방을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양국 관계는 본격 탄력을 받았죠. 지금 한국엔 130명이 넘는 아제르바이잔 인이 거주하고 있고, 양국간 무역 등 협력 분야도 넓혀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청와대 열린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청와대 열린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 때문에 잠시 주춤했지만 인천과 아제르바이잔 수도인 바쿠까지 직항 비행편도 구상 중이라고 합니다.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인접국인 조지아는 와인의 발상지로 유명하고 카프카스 산맥 관광 등으로 한국 여행 매니아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불의 나라’, 조로아스터교의 발상지

 
학창시절 배웠던 고대 종교, 조로아스터 교를 기억하시나요? 불을 숭배해서 배화(拜火)교로도 불리지요. 이 조로아스터교의 발상지가 아제르바이잔입니다. 천연가스가 다량 매장되어 있다보니 가끔 지표면에서 불이 솟구치는데, 이 때문에 불에 대한 경외심이 생겨났을 거라고 역사학자들은 추정합니다.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나라인 셈이죠.  

 
지구의 최대 규모의 내해(內海)인 카스피해(海)를 끼고 있는 이 나라는 러시아ㆍ이란ㆍ아르메니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유럽 입장에선 아시아로 가는 관문이고, 아시아 입장에선 유럽으로 통하는 대문인 셈입니다. 그렇기에 과거부터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했습니다.  
 

‘수박 잼’에 레몬 동동 띄운 홍차 한 잔  

 
아제르바이잔식 전통차 끓이는 법. 나무조각을 넣어 훈연 방식으로 물을 끓여 향이 독특하다. 장진영 기자

아제르바이잔식 전통차 끓이는 법. 나무조각을 넣어 훈연 방식으로 물을 끓여 향이 독특하다. 장진영 기자

 
몇 년 전부터는 제주 한라봉을 들여와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제르바이잔에선 석류 등 각종 과일이 잘 자라는데, 한라봉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는군요. 테이무로브 대사는 “아제르바이잔은 각종 과일을 잼으로 만들어 차와 함께 즐기는 문화가 발달해있다”고 말합니다. 아제르바이잔 스타일의 다도(茶道)인 셈이네요. 성북동 관저로 옮겨서 직접 시연을 해주기도 했는데, 상세한 것은 위의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여름도 무더운데요, 그래도 꼭 뜨거운 차를 마신다고 합니다. 테이무로브 대사의 표현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식의 이열치열”이라고 하네요. 열정적 매력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영상에서 더 확인하세요. 아제르바이잔어 미니 레슨도 보너스로 준비했습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영상=조수진ㆍ공성룡ㆍ김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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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전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