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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볼턴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WP “족제비 같은 볼턴”

중앙선데이 2020.06.20 00:49 691호 2면 지면보기
볼턴(左), 트럼프(右)

볼턴(左), 트럼프(右)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난타전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이 난맥상을 보인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를 놓고 원색적인 비방이 오가고 있다.
 

볼턴 ‘회고록 폭탄’ 후폭풍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낚여”
트럼프 “초기에 볼턴 해고했어야”
NYT “모두가 볼턴에게 화가 나”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에 대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곧 출간할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는 표현까지 썼다. 국가적 관심보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 정상회담을 덥석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볼턴 전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사령관인 김정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자유로운 회담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를 정당화하고 있었다”며 “나는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의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매파인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에 대해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을 꺼내 들면서 일이 꼬여버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와 잘 지내던 김정은은 그 때문에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 “미치광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리비아식 해법은 핵을 완전히 포기한 뒤 보상해 주는 비핵화 방식으로 단계적 비핵화를 원하는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했던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멍청한 성명이 심지어 지금까지 북한과 우리를 아주 심하게 역행시켰다. 내가 그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고 물었을 때 그는 대답을 못하고 사과만 했는데 초기에 그를 해고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원색적인 폭로전에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볼턴 전 보좌관을 “족제비”에 비유했다. 족제비를 뜻하는 영어 단어 ‘weasel’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다’ ‘속임수를 쓰는 사람’ 등의 뜻을 갖고 있다. 트럼프 탄핵 공방이 한창이던 때는 침묵해 놓고 이제 와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한다는 비판이다. 신문은 이어 “볼턴은 (그가 가장 필요했던 순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은 족제비 같은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전 보좌관 같은 백악관 내부자들, 공화당 의원 모두 경멸을 받아도 싸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도 “모든 사람이 존 볼턴에게 화가 났다”며 “그가 책을 파는 데만 혈안이 돼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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