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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에 나선 특급호텔… “쉐프표 치킨 왔어요”

중앙일보 2020.06.19 17:05
포포인츠쉐라톤 남산호텔이 인근 오피스빌딩·주민에게 무료 배달하는 레스토랑 도시락. 사진 포포인츠쉐라톤

포포인츠쉐라톤 남산호텔이 인근 오피스빌딩·주민에게 무료 배달하는 레스토랑 도시락. 사진 포포인츠쉐라톤

‘방콕’하면서 호텔식으로 몸보신 해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특급호텔 음식까지 달라졌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특급호텔은 음식 외부 반출을 원칙적으로 막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호텔의 원칙을 깨뜨렸다. 일부 특급호텔이 호텔 식음료를 집에 가져가서 먹을 수 있도록 포장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빵집(조선델리)은 도시락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빵집(그랜드델리)은 치킨·수제맥주를 포장 판매한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다는 것이 호텔업계의 설명이다.
 
메이필드호텔이 강서구 주민에게 배달하는 한식 도시락. 사진 메이필드호텔앤리조트

메이필드호텔이 강서구 주민에게 배달하는 한식 도시락. 사진 메이필드호텔앤리조트

심지어 쉐프가 만든 레스토랑 음식도 패스트푸드처럼 포장 판매를 허용한다. 메이필드호텔의 한식당(봉래헌)과 웨스틴조선호텔의 일식당(스시조)·중식당(홍연) 레스토랑이 대표적이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한식당(수운)도 장어·잡채·떡갈비·닭갈비 등으로 구성한 보양식 도시락을 포장 판매한다. 호텔 쉐프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조리한 도시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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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전복·오골계·송이버섯 등 고급 식재료로 만든 중국식 보양식 ‘불도장’의 경우 웨스틴조선호텔(홍연)·르메르디앙호텔서울(허우)·워커힐호텔(금룡) 등 다수의 특급호텔에서 포장해 먹을 수 있다. 
 
워커힐호텔은 레스토랑(명월관·온달)에서 판매하는 대표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숯불갈비 전문점(명월관)에서 판매하는 갈비탕을 2018년 9월 가정간편식 형태로 출시한 데 이어, 올해 궁중음식점(온달)에서 판매하는 육개장도 선보였다. 워커힐호텔은 “코로나19 이후 대면접촉을 꺼리는 소비자에게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으로 호텔 레스토랑의 대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불도장 도시락.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도자기 그릇에 음식을 담았다.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불도장 도시락.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도자기 그릇에 음식을 담았다.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코로나19가 바꾼 특급호텔 식음료 매장

아예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특급호텔도 있다. 메이필드호텔은 빵집(델리스)에서 특정 메뉴(델리스 더 시그니처 세트)에 한해 서울 강서구 방화동·마곡동 주민에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포인츠쉐라톤 남산호텔도 인근 오피스빌딩·주민을 대상으로 레스토랑 도시락(더 이터리)을 무료 배달한다. 웨스틴조선호텔은 100만원 이상 결제하는 경우 호텔 차량으로 음식 무료 배달한다. 그 이하는 퀵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배달비용은 소비자에게 청구한다.
 
배달 대신 드라이브스루(차안에서 음식을 주문·결제하는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레스토랑도 있다. 서울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호텔이 운영하는 중식당(팔레드신)은 칠리새우·동파육 등 23가지 단품 요리에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적용했다. 차량이 레스케이프호텔 앞에 도착하면 직원이 직접 나가 요리를 전달한다.  
레스케이프호텔 중식당 관계자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조선호텔

레스케이프호텔 중식당 관계자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조선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서양식 통닭요리(로스트치킨)와 중국식 통닭요리(갈릭샤오기치킨)도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수령이 가능하다. 김재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총주방장은 “올해 3개월 동안 메뉴를 개발해 치킨 2종을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판매한다”며 “여름철 이색 보양식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음식배달에 드라이브스루까지

소비자 반응도 좋다.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포장 음식을 판매한 이후 레스토랑 매출액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았던 지난해보다 210%(스시조)~292%(홍연) 늘었다 (4월1일~6월8일 매출 기준). 워커힐호텔 궁중음식점(온달)에서 판매하는 육개장도 판매한 지 4개월 만에 5000여개가 나갔다.
해비치호텔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장어·떡갈비·닭갈비 등으로 구성한 보양식 도시락을 판매한다. 사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해비치호텔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장어·떡갈비·닭갈비 등으로 구성한 보양식 도시락을 판매한다. 사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함태욱 웨스틴조선호텔 식음팀장은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를 고려해, 음식을 포장 판매하는 호텔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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