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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비건 만난 날…美국무 "중국과 대북협력 원한다"

중앙일보 2020.06.19 16:41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몰아가고 있는 북한의 행보에 대해 한·미 연합훈련 재개과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무부도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미국이 북한에 대한 외교적·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며 '로키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헬비 "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 논의" 원칙적 대응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대행이 18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전략자산 전개와 군사훈련 재개는 동맹 한국과 상시 논의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미 펜타곤]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대행이 18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전략자산 전개와 군사훈련 재개는 동맹 한국과 상시 논의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미 펜타곤]

 
18일(현지시간)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대행은 전화 간담회에서 "우리가 최근 며칠간 극명하게 환기된 대로 북한은 지속해서 역내에 비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북한은 어려운 표적들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표적이며, 미국의 지속적인 경계태세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헬비 차관보 대행은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과 맞물려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나 전략자산 전개를 검토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동맹으로서 한국 국민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연합 억지력 및 방위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동맹 한국과 지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한국과 현재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북한의 동향 등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 카드를 실행할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원칙적인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최근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전략적인 변화가 있다기 보다는 동맹국으로서 할 일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한국을 향한 북한의 잇따른 공격적 성명과 담화, 무력 도발에 '로키(Low-key·절제된)'로 대응해왔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를 새로운 변수나 자극으로 만들지 않기 위함이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간 북핵 협상 협의체인 '한미워킹그룹'을 직접 겨냥하며 나오자, 동맹간 원칙적 대응을 강조하며 최소한의 대응에 나선 것이다.  
 

◇스틸웰 "대북문제, 중국과 협력 원해"…로키 이어나갈 듯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이날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던 하와이에서 기자들과 화상 브리핑을 갖고 "중국과 분명한 협력의 영역들이 있고, 북한은 그 중 하나가 분명해 보인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 문제에 협력할 수 있다면 북한은 (협상)테이블에 복귀해 핵프로그램 등을 논의할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은 북한 이슈가 크게 번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미·중 전략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대북대응은 미중간 협력이 강한 이슈였으며, 계속해서 긴밀하게 협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북한 이슈를 크게 흔들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11월까지 로키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도훈-비건 회담은 '극비'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강연을 마친 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강연을 마친 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17. photocdj@newsis.com

 
한편, 한미워킹그룹의 수장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이날 회담 내용은 양측에서 모두 극비에 부쳤다. 미 국무부는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을 확인해줬을 뿐,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외교부도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 간 회동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지 않고, 면담 이후에도 내용과 관련해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 측이 대북제재를 완화해달라고 미국에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라며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한다고 해서 대북 제재가 해제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한국 또한 잘 알고 있다"며 "대북제재 면제를 사안별로 이야기해 볼 수는 있겠지만, 현재 면제를 받아야 할 펜딩된 사안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다영 백희연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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