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는 가짜"라며 파계당한 러 신부…민병대 이끌고 수녀원 점령해

중앙일보 2020.06.19 09:58
세르게이 로마노프 러시아 신부. 사진 유튜브 캡처

세르게이 로마노프 러시아 신부. 사진 유튜브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파계 당한 러시아 신부가 민병대를 이끌고 수녀원을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우랄 지역의 스레드뉴랄스크 수녀원이 세르게이 로마노프 신부가 이끄는 괴한들에 의해 점거됐다. 로마노프 신부는 인근 지역의 코사크 민병대를 이끌고 수녀원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녀원장은 수녀들을 이끌고 수녀원을 빠져나왔고,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차르(옛 러시아 황제)‘를 숭배하는 러시아 정교회 근본주의 세력 교주인 로마노프 신부는 지난 4월, 러시아 교회가 문을 닫자 ”코로나19는 유사 전염병(pseudo-pandemic)“이라며 교회를 폐쇄한 신부들을 공개적으로 저주하다가 러시아 교계에서 추방된 인물이다. ’로마노프‘라는 이름은 개명한 것으로,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왕조 이름에서 유래했다.
 
전직 경찰관 출신의 로마노프 신부는 교단에 들어오기 전, 살인을 저질러 13년간 징역을 살았다. 이후 옛 러시아 제국 왕가가 처형당하거나 매장된 스레드뉴랄스크와 예카테린부르크 지역을 중심으로 사이비 종파를 만들었다. 가디언은 이들이 러시아 정치권과 스포츠계에도 상당한 수의 추종자를 가지고 있으며, 2017년 러시아 황제와 발레리나의 사랑을 다룬 영화가 개봉하자 이들이 극장에 테러를 저지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로마노프는 습격 전날 러시아 정교회 재판국에서 열린 공판에서 공격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판 도중 일어나 ”나는 하느님의 어머니 집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 마음은 평안하고, 양심은 나를 책망하지 않는다. 교단은 수도원을 몰아쳐 점령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점거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정교회는 다음 공판을 23일로 예정하고 ”우리는 로마노프 신부가 제정신을 차리고 다음 공판 전까지 남은 시간을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고 참회하는 데 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56만여명과 사망자 7600여명이 나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