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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한·중 거래 줄었다? e커머스 시장은 무섭게 큰다“

중앙일보 2020.06.19 05:00

항공기를 확보하라!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했다. 하늘을 날고 있어야 할 비행기는 공항에서 쉰다. 10% 정도만 운행될 뿐 90%는 창고에 있다. 그런데 항공기를 확보한다고? 왠 뜬금없는 소리인가.  
 
항공기 입수에 열중하는 곳이 분명 있다. 미국과 중국에 각각 하나씩, 2개 회사다.  
 
우선 미국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에어 서비스 항공기. [사진 셔터스톡]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에어 서비스 항공기. [사진 셔터스톡]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보잉 767-300 여객기 12대를 한 항공 운송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임대했다. 최종 인도는 내년이다. 아마존은 이미 70대 항공기를 갖고 있다. 2021년엔 보유 항공기가 80대가 넘는다는 얘기다. 항공기들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라는 자체 배송 시스템에서 사용 중이다.
 
중국은 순펑택배(順豊·SF 익스프레스)다.
[21세기상업평론 캡처]

[21세기상업평론 캡처]

지난해 50여 대인 화물 항공기가 올해 약 70대로 늘었다. SF에어라인이란 자체 항공사를 운영한다. 더 늘릴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웬만한 저가항공사가 가진 항공기 수보다 6~7배는 많다. 그런데 왜 항공기에 집착할까.

‘코로나 뉴웨이브’ 경제 흐름을 타기 위해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두 기업, 업종은 다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체. SF익스프레스는 물류회사. 그러나 언택트 소비 흐름에 발 빠르게 적응한 점은 같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과실을 누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아마존과 순펑은 주목을 받는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수혜를 본 독보적 기업이다. 언택트 거래가 주목을 받으면서 매출이 늘었다.
 
중국 주요 택배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분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다. 유일하게 SF 익스프레스만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금 중국 물류업계에서 '순펑이 대세다'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 비즈니스 청년CEO 클럽'이 16일 주관한 '리얼 차이나 토크' 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김병록 SF 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사진 차이나랩]

'중국 비즈니스 청년CEO 클럽'이 16일 주관한 '리얼 차이나 토크' 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김병록 SF 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사진 차이나랩]

16일 중국 비즈니스 일선에서 뛰고 있는 청년 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나온 김병록 SF 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 대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아마존과 SF 익스프레스는 경쟁사와 몇 가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다. 기존에 가진 유통 관련 경쟁력을 기반으로 최근 몇 년간 직접 배송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협력사였던 UPS와 페덱스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경쟁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의 수요가 폭등했다. 전자 상거래 업체가 직접 배송을 해 시장을 장악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SF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 익스프레스는 기존 중국 택배의 최강자로 불린다. 김 대표는 "(SF 익스프레스는) 중국 내 다른 경쟁사와 달리 자체 네트워크를 통한 수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며 "이것이 최근 코로나 상황에서 다른 경쟁사를 압도하고 배송 물동량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이 아마존과 SF 익스프레스, 두 기업이 호실적을 내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배송 수요가 늘면 뭐 하나. 이를 차질 없이 재빨리 보낼 시스템이 없는데. 전자상거래 업체든 택배회사든 고객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없으면 경쟁에서 밀린다.

[21세기상업평론 캡처]

[21세기상업평론 캡처]

중국 상황도 비슷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중국 택배 시장 배송 건수는 약 630억 박스인데 이중 SF 점유율은 7.6%에 그친다” 며 “하지만 매출액으로 보면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점유율의 3~4배로 업계 1위”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배송 전쟁에서 SF는 승기를 잡았다. “안정적인 자체 물류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추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느냐. 이것이 결국 승패의 요인이다.” 아마존과 SF 익스프레스 모두 항공기 보유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중 거래 줄었다고? 언택트 거래는 늘어난다.

지난달 15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김 대표는 “지난해 기준 약 8000억 원인 한·중 순수 e커머스 시장(면세점 거래액 제외)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에 중국 e 커머스 시장에서 주목할 분야도 골랐다. 크게 세 가지다. 정리하면 이렇다.
[SF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첫째는 분유. 지난달 중국에서 발생한 가짜 분유 사건은 2006년 멜라민 분유 사태의 재판이다. 한국 제품 수요가 분명 커질 것이다.
 
둘째는 프로바이오틱스. 흔히 중국인은 약식동원(藥食同源·약과 음식은 근본이 같다) 사고 때문에 약을 잘 안 먹었다. 이것도 옛날얘기다. 세계 최대 건강 보조제품 유통기업 아이허브의 중국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더 늘고 있다.  
[SF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SF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캡처]

셋째는 홈트레이닝. 코로나19를 먼저 겪은 중국에선 한국보다 홈트레이닝 열풍이 먼저 일었다. 가성비 좋은 홈트 장비가 중국에 많다.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비즈니스 청년CEO 클럽'이 16일 주관한 '리얼 차이나 토크' 간담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중국 비즈니스 청년CEO 클럽'이 16일 주관한 '리얼 차이나 토크' 간담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의 몽중헌에서 열린 '리얼 차이나 토크(Real China Talk)' 간담회에는 청년 CEO 15명이 참가해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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