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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불교문화체험관···”108억 세금지원“ 기독교계 반발

중앙일보 2020.06.19 05:00
세종시에 불교관광 명소가 생긴다. 대한불교 조계종이 짓는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다.  

지난 17일 세종시 전월산 밑에 착공
명상·다도체험실, 전시실 등 갖춰
사업비 108억원은 국비와 시비 지원
기독교계 "예산지원은 헌법 위반"반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조감도. 연합뉴스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조감도.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17일 세종시 전월산 일원 S-1생활권 특화종교용지에 세종 한국불교문화체험관과 광제사 대웅전 공사를 시작했다. 체험관은 1만6000㎡ 부지에 지상 3층, 5495㎡ 규모로 2021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명상ㆍ다도체험실, 미술ㆍ공예ㆍ조리 등을 위한 실습실, 전시ㆍ열람ㆍ다목적실 등이 갖춘다. 불교와 관련한 각종 체험ㆍ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사업비 108억원은 국비 54억원과 세종시 예산 54억원으로 마련했다. 
 
 
 착공식에서 원행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은 행정수도 세종시의 전통문화 핵심 인프라 구축”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이어 “시민과 국민의 불교문화 체험을 책임지며, 시민과 함께 하는 복합문화 거점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문객 모두에게 마음의 경계를 벗어난 평온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충청권 개신교계가 세종호수공원에서 특화종교용지 폐지와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철회 집회를 열었다. 독자 제공

지난 14일 충청권 개신교계가 세종호수공원에서 특화종교용지 폐지와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철회 집회를 열었다. 독자 제공

 
 불교문화체험관은 조계종의 숙원사업이다. 조계종은 2014년 3월 이곳용지를 매입한 데 이어 2017년 11월 설계용역 입찰공고, 2018년 5~12월 세종시 부지형상변경 협의를 마친 다음 마스터플랜을 제출했다. 2019년 6월 건축심의 최종 승인에 이어 조달청 설계 적정성 검토를 거쳐 이날 첫 삽을 떴다.
 
 이 사업은 기독교계의 반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독교계가 행복도시건설청장과 세종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교용지사업계획 무효확인 소송 등 3건의 소송을 내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기독교계는 2017년 행복도시건설청이 해당 용지를 수의 계약으로 조계종에 공급하고 세종시가 불교체험관 예산을 지원하자 이는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종교용지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은 최근 “불교체험관 건립으로 원고인 기독교연합회가 구체적인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볼 수 없다”며 행복도시건설청 손을 들어줬다. 다만 세종시민 36명이 참여해 세종시를 상대로 제기한 불교체험관 건립비 지원계획 취소 소송과 건설청·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한 종교용지 특화계획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법적 변수는 남아 있다.
 
 기독교계는 "종교 문제가 아니라 승인 과정에서의 문제를 바로잡자는 것"이라며 "세금을 지원해 종교시설을 만드는 만큼 제대로 따져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충청권 개신교계는 세종호수공원에서 특화종교용지 폐지와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철회 집회를 열기도 했다.
 
 개신교계 (왼쪽)와 불교계가 2017년 12 월 11일과 12월 7일 세종시청에서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두고 각각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개신교계 (왼쪽)와 불교계가 2017년 12 월 11일과 12월 7일 세종시청에서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두고 각각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조계종은 기독교계의 반대와 무관하게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원행 총무원장 스님은 이날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은 종교라는 입장에서만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전통문화 보존계승은 문화국가의 지향점이요, 국가경쟁력 제고의 바탕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불교문화체험관 사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전통문화의 반 이상이 불교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교문화체험관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 바로 앞에 국립수목원과 호수공원이 있어 시민 휴식처이자 문화벨트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불교문화체험관을 거점으로 세종시가 문화수도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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