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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핀테크 회사 가는데, 넌?”

중앙일보 2020.06.19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지난 달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낸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통장’(왼쪽).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카카오페이 경력공채가 화제다. 최근 실리콘밸리 출신 개발자를 영입한 개인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오른쪽). [사진 각 회사]

지난 달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낸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통장’(왼쪽).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카카오페이 경력공채가 화제다. 최근 실리콘밸리 출신 개발자를 영입한 개인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오른쪽). [사진 각 회사]

최근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금융권은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인재를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인재 채용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네이버 등 공격적 채용
뱅크샐러드는 실리콘밸리서 영입
수평적 분위기, 높은 연봉 매력
금융사·대기업 IT인력 술렁술렁

카카오페이는 17일부터 80여명 규모의 경력직 공개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버 ▶웹 개발 ▶오픈소스 엔지니어 등 7개 정보기술(IT) 부문의 인력을 뽑는다. 이미 이달 초부터 보험 관련 경력직 공개채용도 진행 중이다. 최근 삼성화재와 합작으로 추진하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무산된 뒤, 단독 손보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페이의 연봉조건·사내문화 관련 문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며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의 보험계열사인 토스인슈어런스도 지난 16일부터 신입사원과 경력직 등 총 100명의 보험분석 매니저를 공개채용 중이다. 토스 측은 “지나친 성과주의에 매몰되지 않도록 주로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던 보험설계사를 보험업계 최초로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네이버파이낸셜이 데이터 개발 등 3개 직군에서 50명 안팎의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자 기존 금융권뿐 아니라 주요 대기업에서도 지원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사 고위관계자는 “스타트업에서 데려온 인력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보수적인 보고체계와 시스템”이라며 “개발자 입장에서는 ‘해보고 싶은 걸 일단 해보라’고 하는 조직을 찾고 싶을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이른바 ‘빅테크(Big Tech)’ 기업이 아닌 핀테크 스타트업도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정보기술(IT) 전문직을 잇달아 영입했다. 자산관리 서비스 앱인 ‘뱅크샐러드’를 운영 중인 레이니스트는 최근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본사 등에서 일한 개발자를 4명 영입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조건의 제안도 있었지만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사업을 확장한다는 가치에 동의해 회사에 합류한 것”이라며 “자기 주도적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력이 크다”고 전했다.
 
이들 회사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로는 수평적 업무 분위기와 회사의 성장 가능성 등이 꼽힌다. 토스 채용팀 김상희 매니저는 “기존 금융권의 수직적 조직문화를 벗어나 자율적으로 역량을 펼치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핀테크 업계가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기존 금융권 인재들의 지원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력과 업무역량에 따른 파격적인 대우도 한몫하고 있다.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경력 입사자에게 직전 회사 연봉의 1.5배에 달하는 연봉과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주는 채용조건을 내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른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서로 호칭을 ‘OO님’으로 통일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 좋은 급여조건까지 맞아떨어진다면 안 갈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1045명을 대상으로 ‘가장 일하고 싶은 은행’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응답자들은 카카오뱅크를 선택한 이유로 ‘성장 가능성과 비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꼽았다.
 
기존 금융권은 긴장감이 높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IT분야 인력이 더 귀해질 텐데, 핀테크 업계에서 우수 인력을 다 흡수해 갈까 봐 걱정”이라며 “기존 금융권도 더 유연한 조직이 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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