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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내 북한자산 동결 ‘웜비어식’ 손해배상법 추진

중앙일보 2020.06.19 00:02 종합 4면 지면보기
대한민국 국유재산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폭파한 것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이 북한에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하고 법안 마련에 들어갔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시설 건립에 들어간 우리 국민의 세금을 북측으로부터 받아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법안 마련 등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통합당 “시효없는 징벌 배상 검토”
웜비어 부모, 미국 법원에 북한 제소
김정은 미국 내 은닉재산 찾아 압류

북한이 지난 16일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는 우리 예산 168억8300만원이 들어갔다. 연락사무소 바로 옆에 위치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까지 크게 손상됐는데 여기에도 530억원이 투입됐다. 이와 관련해 통합당에선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의원이 손해배상청구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입법조사처에 입법화 방안을 의뢰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태 의원의 법안 의뢰서에는 “북한에 대한민국 정부 재산에 대해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돼 있다. 또 “헌법상 북한은 우리 영토이므로 법안 성안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북한이 법적으로 어떤 잘못을 저질렀고, 어떤 응분의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에 있는 우리 재산(건물 등)을 북한이 고의로 파괴 또는 파손했을 시 시효 없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내용 등을 검토 중이다. 연락사무소 외에도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4200억원)을 철거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개성공단(우리 정부·기업 자산 1조1700억원) 철거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건물 폭파는 대한민국 정부의 국유재산을 강제로 빼앗고 정부 재산권을 침해한 불법 행위이므로 즉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관련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호 통일부 차관은 17일 “우리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여러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통합당이 법안을 내더라도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177석)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안이 현실화되긴 어렵다. 이에 야당 일각에선 국내 재판 결과를 근거로 북한 재산을 찾아내 동결하는 ‘웜비어식’ 배상 방법에도 주목한다. 2015년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2018년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북한은 배상을 거부했지만, 웜비어 부모는 배상 판결(5억 달러)을 근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국 내 은닉 재산을 찾아내 이를 사실상 ‘압류’했다.
 
현재 남한 내 북한 자산이라면 법원에 공탁돼 있는 북한 저작권료(2019년 6월 11일 기준 18억6000만원)가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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