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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지은 대통령 기념사업 안돼”…전두환 동상 철거 겨냥한 조례 마련

중앙일보 2020.06.18 11:07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연합뉴스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연합뉴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위한 조례가 마련됐다.
 

충북도의회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 발의
금고 이상 형 대통령 동상·기념관 철거 가능

 충북도의회는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의 범위와 대상을 정한 ‘충청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17일 밝혔다. 조례안에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과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 기념사업을 중단하거나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충북도는 지난달 14일 충북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도정자문단 등 13명과 회의를 열어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동상 철거는 물론 이들 이름을 딴 대통령길 이름을 없애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청남대에 전시한 두 대통령의 기록화를 내리고 이곳에 게재된 업적도 내리기로 했다.
 
 당시 자문단은 동상 철거의 근거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내세웠다. 이 법 7조 2항에 따르면 재직 중 탄핵을 당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외국 도피나 국적을 상실할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하지 않을 수 있다. 강성환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 형법상 반란죄 등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이 확정됐기 때문에 이들을 기념하는 동상이나 대통령길을 폐지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청남대에 만든 전두환 대통령길 입구에 전 전 대통령 동상이 서 있다. 연합뉴스

청남대에 만든 전두환 대통령길 입구에 전 전 대통령 동상이 서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 법률은 동상 철거의 직접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범위에 동상 건립과 철거에 관한 내용은 없기 때문이다. 이상식 충북도의원은 “상위법에 동상 철거에 관한 규정이 없어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며 “대통령 기념사업은 주로 민간단체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발의한 조례가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대통령 명소화 사업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추가 여론 수렴을 거쳐 8월께 두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할 계획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변에 있는 청남대는 1983년 건설됐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여름 휴가 등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인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면서 2003년 4월 18일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에 이양했다.

 
 충북도는 2015년 1월 청남대 안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등 모두 10명의 역대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 청남대 호숫가와 산길을 따라 전두환 대통령길(1.5㎞), 노태우 대통령길(2㎞), 김영삼 대통령길(1㎞), 김대중 대통령길(2.5㎞), 노무현 대통령길(1㎞), 이명박 대통령길(3.1㎞) 등 6개의 대통령 길도 조성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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