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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광주형 일자리’ 주인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2020.06.18 00:23 종합 24면 지면보기
최경호 광주총국장

최경호 광주총국장

지난 16일 광주광역시의회 본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광란 광주시의원이 “광주형 일자리가 누구의 것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최근 광주형 일자리의 첫 합작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측이 ‘외부의 간섭 배제’ 방침을 밝힌 데 대한 비판이었다. GGM은 지난 15일 정부의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선정된 광주 자동차공장 설립·운영을 위해 출범한 법인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GGM 주주들이 ‘외부기관의 어떠한 경영간섭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결의했다”며 “주주총회에서 이런 결의안이 나온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사업 추진 6년 만에 정부 지원사업이 된 광주형 일자리를 놓고 또다시 논란의 불씨가 제기된 것이다. 앞서 GGM 주주들은 지난 4월 노동계 대표로 참여한 한국노총 측이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불참을 선언하자 주총을 열고 “경영 독립성 보장”을 촉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GGM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GGM이 경영 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투명한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김 의원의 질의를 받은 이용섭 광주시장 역시 “GGM의 발표는 적절하지 못했다. 발표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GGM에 대한 우려는 광주 자동차공장이 ‘상생형 지역일자리’에 선정된 후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노동계와의 갈등과 현대차 노조의 반발로 위태롭게 진행돼온 사업에 또다시 걸림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오는 12월 말 준공 예정인 광주 자동차공장 조감도. [사진 광주시]

오는 12월 말 준공 예정인 광주 자동차공장 조감도. [사진 광주시]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연간 10만 대규모의 완성차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다. 2014년 6월부터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사업은  ‘상생형 지역일자리’ 선정을 통해 국비 2944억 원 등을 지원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광주형 일자리가 이제야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한다. 공장 설립 후로도 차량 판로나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의 마찰 등 과제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GGM의 “외부간섭 배제” 입장을 위험천만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광주형 일자리의 원래 취지가 ‘노(勞)·사(使)·민(民)·정(政)’의 상생과 대타협에 기반을 둔 것이어서다. 노동계 대표로 참여한 한노총 측이 지난 4월 사업 불참을 선언했다가 복귀한 것도 불과 2개월여 전이다.
 
지난 6년간 사업을 지켜봐온 광주시민들은 “GGM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형 일자리를 위해 꾸려진 GGM은 일반 회사와 달리 ‘노·사·민·정’ 4개의 주체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바람처럼 ‘노·사·민·정’의 네 바퀴가 한마음 한뜻으로 굴러가야만 광주형 일자리도 목표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최경호 광주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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