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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대북전단 원천 봉쇄…김포·포천·고양·파주·연천 '위험구역' 지정

중앙일보 2020.06.17 10:27
경기도가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중앙포토·연합뉴스

경기도가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중앙포토·연합뉴스

경기도가 군부대를 제외한 연천군과 포천시, 파주시, 김포시, 고양시 등 경기 북부 접경지역 5곳을 '위험지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민간인의 출입을 막아 대북전단 살포 등을 막기 위해서다. 
 
경기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위험구역 설정 및 행위금지행동명령'을 발동한다고 17일 밝혔다. 기한은 11월 30일까지다.
경기도는 이들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한 이유로 "대북전단 살포자들의 출입통제와 행위금지를 통한 재난 예방"을 꼽았다. 그러면서 위험 구역 내 대북 전단 살포 관계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대북전단 등 관련 물품의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을 금지했다. 
 

대북전단 가지고 들어오는 것도 위법

경기도의 접경지역 위험구역 설정 행정명령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률 제41조·43조·46조는 시장·군수·구청장과 지역통제단장이 재난이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경우 '위험구역'을 설정하고 통행 제한 등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이들 지역에는 대북전단 등 관련 물품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 해당 법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이 출입을 시도할 경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수사 인계, 입건 조치도 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난 1일 수원지검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포함한 21개 신규 직무를 지명받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이 '위험구역'으로 지정되면 현행범 체포 등이 가능하다.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불법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과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불법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과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지난 16일에도 이재강 평화부지사 주재로 16개 관계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1차 대북전단 살포방지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대북전단 살포 대응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과 부서별 계획 등을 점검했다. 대북전단 살포가 빈번했던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등 도내 시군과 경기남부·북부경찰청을 잇는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전단살포 행위 발생 시 즉시 보고와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접경지역에 대한 위험구역 지정과 대북전단 살포자 출입금지 ▶차량 이동·가스 주입 등 대북전단 살포 전 준비행위 사전 차단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 단속과 수사·고발 조치 등 3가지 내용 담긴 대북전단 살포 금지 대책을 밝혔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빨라진 행보 

경기도가 접경지역을 '위험구역'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재난'에 해당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재난은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행위다. 주로 홍수나 폭풍 등 '자연재난'이나 화재·붕괴·폭발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와 국가 핵심기반의 마비, 감염병 또는 가축전염병의 확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사회재난' 피해로만 규정돼 있다. 
 
이에 경기도는 대북전단 살포가 '사회재난'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구역 설정, 통행제한, 응급조치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이 2014년 10월 10일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탈북자단체가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13.5mm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 전날 북한이 개성공단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북한의 부력대응이 현실화되자 경기도도 '위험지역' 지정에 속도를 냈다고 분석한다. 
 
유상호(연천) 의원 등 경기도의원 25명도 성명을 통해 "탈북 단체가 25일 100만장의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연천, 파주, 김포, 고양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며 대북 전단 살포 중단과 이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요구했다.
 
대북전단을 날리는 탈북단체. 중앙포토

대북전단을 날리는 탈북단체. 중앙포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막무가내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것은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고 한반도에 긴장을 높이겠다는 위험천만한 '위기 조장' 행위이자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재난' 유발행위"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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