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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가 끝 아니다"···말한 대로 다 한 김여정의 '군사 협박'

중앙일보 2020.06.17 06:00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청와대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청와대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20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16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여정이 북한의 2인자임을 입증한 날”이라고 진단했다. 윤 의원은 “김여정이 백두혈통임에도 여성이라고 깔보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아무도 그렇게 보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불과 2년 전만해도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 오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9월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며 행사 분위기를 띄웠다. 김정숙 여사와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김 부부장이 올해 들어 180도 달라진 건 지난해부터 조금씩 예고됐다는 게 윤 의원의 판단이다. 윤 의원은 “김여정이 지난해부터 ‘경애하는 김여정 동지’ 칭호를 받았고, 폭파 직전에는 ‘당중앙’이라는 호칭이 붙었다”며 “이는 사실상 김정은의 후계자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여정 입장에서는 2010년 김정은이 천안함 폭침(3월), 연평도 포격도발(11월)을 자행한 것처럼 군사적 강단과 결기를 보여줘야 했다. 공언한 걸 해줘야 북한 내부가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폭파되는 개성공단 내 남북 연락사무소 [연합뉴스]

폭파되는 개성공단 내 남북 연락사무소 [연합뉴스]

 
그는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6월25일에 일부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을 추가 살포할 경우 북한이 대응 사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김여정이 총참모부에 이양한다는 표현을 썼지 않나. 빌미를 주면 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발이 일어나면 ‘왜 빌미를 줬냐’는 주장과 ‘왜 굴복하느냐’는 의견이 갈려 남남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라며 “그걸 증폭하는 게 북한의 목적이다. 시민단체들도 빌미를 줘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2인자로 전면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 전문가들은 4월 불거졌던 ‘김정은 유고설’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수령제는 수령 유고를 대비하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하다. 김정은이 아직 젊으니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다가 ‘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왕조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아들은 원자(왕의 맏아들)로 세자 책봉이 되기 전”이라며 “세자 책봉이 될 때까지 유고시 대리청정할 백두혈통이 한 명쯤 필요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김여정이 군사행동을 주도하는 게 가장 빠르고 간편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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