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연철, 北 폭파전 "코로나만 아니면 北 관광하고 있을 것"

중앙일보 2020.06.16 17:14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16일 국회 외통위에 출석했다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을 듣고 모처로 이동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16일 국회 외통위에 출석했다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을 듣고 모처로 이동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를 폭파한 16일 오후 2시49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첫 전체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불참한 채였다. 약 한 시간 뒤 연락사무소 폭파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장관은 국회를 허겁지겁 떠났다. 
 
김 장관이 자리를 떠난 건 오후 3시53분 쯤이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던 김 장관은 “상황 파악을 위해 빨리 일어나셔야 할 것 같다”(송영길 외통위원장)는 안내에 따라 현장을 떠났다. 회의에서 김 장관은 관련 질의에 “예고가 된 부분이다. 조금 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봐야 한다”(3시44분) “조금 조금씩 보고를 받았다”(3시53분)고 답했다. 
 
김 장관은 “상황 보고를 받은 게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거운 표정으로 “가서 보고를 받아야한다”고 답했다.
 

여당 “2년간 대북전단 안막은 통일부 안일” 난타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외통위 회의는 여당 의원들만 참석했음에도 ‘김연철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대북전단 금지가 최대 현안이었다.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 정상이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는데, 통일부는 지난 2년간 왜 대북전단에 미온적으로 대응해왔냐”(김영주 민주당 의원)는 지적이 많았다. 대북전단에 대한 통일부의 미온적 대응으로 ‘4.27 판문점선언’ 이행을 못함에 따라 북측이 강공으로 돌아섰다는 취지였다.
 
외통위에 포진한 여권 핵심 인사들이 앞장서서 김 장관을 강하게 쏘아붙였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6월4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이후 ‘전단살포 금지를 위한 법률 정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통일부 인식이 얼마나 둔감했는가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라며 “통일부의 소극적 태도가 있고 나서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대북전단 12번을 시도하면 1번만 제재를 했다. 이런 것이 쌓이다보니 지금에 왔지 않나”라며 “남북정상이 합의한 일에 대해 통일부가 얼마나 추진력을 갖고 했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같은 지적에 “공감한다.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과거의 관성에 사로잡혔던 부분들은 충분히 성찰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통일부에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의 권한도 부여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러자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아주 부적절한 이야기”라며 “정무직 장관이시다. 다음 상임위 때는 책임과 권한이 없어서 부족했다는 것 이상의 답변을 해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연철 “코로나 아니었으면 북한 관광하고 있을것”

16일 송영길 외통위원장이 주재하는 국회 외통위 첫 회의가 열렸다. 송영길 위원장 등 여당 외통위원들이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불참속에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16일 송영길 외통위원장이 주재하는 국회 외통위 첫 회의가 열렸다. 송영길 위원장 등 여당 외통위원들이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불참속에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대북전단 외에 “대북제재와 관계없는 사업을 발굴해서 성과가 빨리빨리 나와야 된다. 시늉만 하고 이어지는 게 없다”(이상민 민주당 의원)는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김 장관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남북개별 관광은 이미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정말 그럴거라고 보냐”고 의문을 표했다. 이 의원은 “그건 잘 안맞는 것 아니냐. 될 것 같았으면 코로나 상황에서 보건의료 협력 등을 통해 (관계가) 더 진전될 문제일 수 있었지 않나”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남북한 신뢰 회복이 전제가 돼야할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및 상임위 강제 배정에 반발해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야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현장을 찾았다. 이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일방적 상임위 배정과 소집은 어떤 명분도 없다. 여당이 30년 동안 축적된 민주적 관행과 합의를 부정하며 오욕의 국회 역사를 쓰고 있다”며 산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송영길 위원장은 “현안이 너무 어렵고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일종의 예비(회의)로 얘기를 나누고 전체 야당 의원이 참여하면 다시 업무보고 시간을 갖겠다”며 회의를 진행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