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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피사체를 '스윗스폿'에 맞춰라…아름답고 경쾌한 삼분법 구도

중앙일보 2020.06.16 13:00

[더,오래] 주기중의 오빠네 사진관(23)

구도는 자연과 세계의 추상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응용한 것입니다. 우리는 밖을 나서면 지평선을 봅니다. 하늘과 땅을 가르는 선입니다. 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분법과 삼분법의 구도가 나옵니다. 즉 지평선이나 수평선을 가운데 두면 이분법, 1/3 또는 2/3지점에 두면 삼분법이 됩니다.
 
이분법은 프레임을 가로 또는 세로로 같은 비율로 나누는 구도입니다.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통일감을 줍니다. 화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스케일이 큰 풍경사진을 찍을 때 이분법 구도를 사용하면 장엄한 대자연의 숭고미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이분법은 위와 아래 또는 왼쪽과 오른쪽이 대칭 구도가 됩니다. 어떤 상황이나 대상을 서로 비교할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포토저널리즘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에서는 대조나 비교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분법 구도를 즐겨 사용합니다.
 
사진1. 빛과어둠, 2011/ 50mm, f16, s1/250, ISO 200. [사진 주기중]

사진1. 빛과어둠, 2011/ 50mm, f16, s1/250, ISO 200. [사진 주기중]

 
사진1은 부산 문현동 ‘돌산마을’ 풍경입니다. 한국전쟁 난리통에 공동묘지에 터를 잡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입니다. 아직도 동네 곳곳에 오래된 무덤이 남아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빛이 강하면 어둠도 깊습니다. 삶과 죽음,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대비시켰습니다.
 
사진2. 겨울산, 2015/170mm, f9, s1/500, ISO 400.

사진2. 겨울산, 2015/170mm, f9, s1/500, ISO 400.

 
사진2는 눈 덮인 겨울 산입니다. 흐린 날 망원렌즈로 찍어 평면적으로 보이지만 가운데 선은 능선입니다. 가운데 선을 중심으로 나무의 수종이 다릅니다. 빛의 잘 드는 곳에 침엽수가 있고, 반대편에 낙엽수가 있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분법 구도입니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의 측면에서 보면 이분법은 사진이 단조로워 보이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각적인 균형은 산술적인 균형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심한 마름질이 필요합니다. 이분법의 경우 프레임을 둘로 가르는 수직이나 수평선이 너무 강하게 나타나면 이를 완화해주는 조형적인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사진3 밤바다, 2019/ 160mm, f22, s 30초, ISO 100.

사진3 밤바다, 2019/ 160mm, f22, s 30초, ISO 100.

 
사진3은 밤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선입니다. 30초 동안 장노출로 촬영해 파도가 뭉개져 공간을 듭니다. 고요하고 막막한 느낌을 줍니다. 이분법 구도는 프레임을 수학적으로 나누기 때문에 단조롭습니다. 가운데 있는 고깃배는 하늘과 바다를 연결하는 조형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분법 구도의 단조로움을 상쇄시킵니다. 또 고깃배를 공간적으로 고립시켜 숭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이 사진은 이분법과 중앙구도가 혼합된 형식입니다.
 
사진4. 날개, 2014/ 135mm, f4.5, f1/250, ISO 400.

사진4. 날개, 2014/ 135mm, f4.5, f1/250, ISO 400.

 
사진4는 세로선을 중심으로 보면 이분법이지만 가로는 삼분법입니다. 새가 물을 박차며 날아 오릅니다. 새를 비롯한 동물은 거의 좌우 대칭 구도를 갖고 있습니다. V자형으로 펼쳐진 날개와 물결이 좌우 대칭을 이룹니다. 그러나 윗부분의 새와 아래 물결의 크기와 면적이 다르기 때문에 가로선은 삼분할로 나누었습니다. 이분법과 삼분법이 혼합된 구도입니다.
 
삼분법 구도
삼분법은 가로 또는 세로 사진의 면 분할을 셋으로 나누는 구도를 말합니다. 이 역시 이분법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자연을 보는 시각에서 비롯됐습니다. 우리는 밖을 나서면 알게 모르게 지평선을 봅니다. 하늘-산-땅 또는 하늘-바다-땅으로 나뉘어 보는 습관이 구도에 반영된 것입니다. 삼분법은 ‘삼분할 구도’ 라고도 합니다.
 
삼분법은 이분법에 비해 통일감은 떨어지지만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시각적인 리듬감을 만드는 동적인 구도입니다. 주인공이 되는 피사체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각 동선을 고려한 세심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그림1. 삼분할과 스윗스폿.

그림1. 삼분할과 스윗스폿.

 
삼분법은 황금비율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삼분할의 법칙(그림1)’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각형, 즉 사진 프레임의 두 변을 각각 세 등분해 가로, 세로로 선을 긋습니다. 그러면 선이 만나는 곳에 네 개의 꼭지점이 생깁니다. 이를 ‘스윗 스폿(sweet spot)’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주인공이 되는 피사체를 스윗 스폿에 배치하면 가장 미적인 구성이 된다는 이론입니다. 이때 길잡이 선을 비롯해 사진의 중심이 되는 선과 면을 삼분할 선을 기준으로 맞춥니다.
 
삼분할의 법칙은 사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구도입니다. 이는 ‘황금비율’을 응용한 것으로 쾌적한 비례와 균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사진을 찍을 때 눈대중으로 이를 정확하게 나눌 수는 없습니다. 그럴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카메라에는 삼분할 선이 보이게 설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촬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선과 면을 삼분할로 나누는 포토아이가 생기게 됩니다.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사진5,6,7은 삼분할의 법칙이 적용된 사진입니다. 눈대중으로 선을 그어가며 시각적인 흐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5 조개잡이, 2012/ 200mm, f16, s1/500, ISO 200.

사진6. 스페인, 2016/ 24mm, f 8, s1/500, ISO 100.

사진6. 스페인, 2016/ 24mm, f 8, s1/500, ISO 100.

사진7. 간월재, 2014/ 200mm, f 11, 1/250, ISO 200.

 
아주특별한사진교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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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중 주기중 아주특별한사진교실 대표 필진

[주기중의 오빠네 사진관] '찍는 건 니 맘, 보는 건 내 맘' 이라지만 사진은 찍는 이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매체다. 중앙일보 기자로 필드를 누볐던 필자가 일반적인 사진의 속살은 물론 사진 잘 찍는 법, 촬영 현장 에피소드 등 삶 속의 사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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