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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유재석도 ‘민초단’이라고?···이런 ‘밈 문화’ 왜 열광하나

중앙일보 2020.06.16 05:00
가수 아이유가 민트초코맛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가수 아이유가 민트초코맛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가수 아이유와 방송인 유재석,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른바 '민초단'으로 통한다.  
민초단이란 ‘민트초코단’의 줄임말로 민트초코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방송 등에서 민트초코맛 음식을 좋아한다고 커밍아웃했기 때문에 민초단이라는 게 이 커뮤니티 글의 주장이다.

 
백종원씨가 편의점에서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사진 '백종원의 요리비책' 유튜브 캡처]

백종원씨가 편의점에서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사진 '백종원의 요리비책' 유튜브 캡처]

연예인이 민트초코맛에 대한 의견을 밝힐 때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댓글 놀이가 펼쳐진다. “맛있다”는 쪽과 “치약 맛이 난다”는 쪽이 맞서며 취향이 확연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비슷한 예로는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 먹는지 찍어 먹는지를 따지는 탕수육 ‘부먹·찍먹’ 논쟁이 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민트초코맛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V LIVE 캡처]

방탄소년단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민트초코맛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V LIVE 캡처]

민트초코맛 호불호 논쟁은 인터넷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도 지난해 2월 자체 제작 콘텐트 ‘달려라 방탄’에서 민트초코맛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최근엔 이를 주제로 다룬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 가수 시도(Xydo)와 아이돌 그룹 빅스의 멤버 라비가 지난 5월 낸 ‘민트초코’라는 곡이다. 이 노래에는 “누가 치약 맛이래 감히”처럼 민트초코맛을 옹호하는 가사가 중간중간 나온다.
 

'밈' 문화와 연관…"유희적 요소 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 비가 출연해 '1일 1깡'을 언급했다. [사진 MBC 캡처]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 비가 출연해 '1일 1깡'을 언급했다. [사진 MBC 캡처]

민트초코맛 논쟁이 인터넷에서 계속 언급되는 건 ‘밈’(meme)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는 분석한다. 밈은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쓴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이란 뜻으로 처음 쓰였다. 오늘날에는 패러디 등을 통해 유행으로 퍼지는 인터넷 문화로 해석된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밈은 가수 비의 2017년 곡 ‘깡’이다. 깡과 관련한 밈 문화는 ‘1일 1깡’(‘하루에 한 번 깡 뮤직비디오를 봐야 한다’는 뜻)으로 불리며 최근 깡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가 1470만 회를 넘는 등 열풍이 불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는 이런 밈 문화에 네티즌이 열광하는 이유로 “유희적 요소가 크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15일 “중대하지 않은 것을 중대하게 보고 의미 부여를 하는 문화가 요즘 대세”라며 밈 문화에 ‘B급’ 유희적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하 평론가는 “연예인이 민트초코맛에 의견을 냈을 때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정말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놀이를 하는 것”이라며 “가벼운 재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깡에 대한 반응이 처음부터 호의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방송에서 깡 신드롬에 대해 언급하는 비. [사진 MBC 캡처]

깡에 대한 반응이 처음부터 호의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방송에서 깡 신드롬에 대해 언급하는 비. [사진 MBC 캡처]

"조롱이나 비하에서 시작해선 안 돼" 

유희 요소가 큰 밈 문화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고 전문가는 입을 모았다. 타인에 대한 조롱이나 비하에서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깡에 대한 반응도 처음부터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하 평론가는 “조롱을 하다가 나중에 잘됐다고 해서 면죄부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고 도덕적 잣대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밈 문화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대세 문화에 편승하면서 내 개성이나 취향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가 밈 문화에 깃들여 있다. 또 주류에 속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려는 움직임도 있다. 김 평론가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비웃는 등 건강한 웃음이라고 보기 어려운 밈이 몇몇 눈에 띈다”며 “한 번쯤은 밈의 출발점이 조롱이 아니었는지, 나와 다른 이를 타자화시켜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던 건 아닌지, 어떤 사람에게 모욕감을 주려는 괴롭힘이 있던 건 아닌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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