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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시위와 안면인식

중앙일보 2020.06.16 00:09 종합 31면 지면보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중국은 시진핑이 집권한 이래 자국민에 대한 감시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특히 2009년 위구르족과 한족 사이의 인종폭동과 테러사건으로 요주의 지역이 된 신장지구에 대한 감시는 안면 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의 언론과 시민사회는 이를 인종차별과 인권탄압이라고 비난해왔다.
 
그런데 사실은 같은 기간 동안 아마존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의 테크 대기업들 역시 안면 인식을 통한 감시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미국 각 도시의 경찰서에 판매하고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정부가 아닌 일선 경찰서 수준에서 이런 기술을 채택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최근 미국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가 크게 문제가 되자, 안면 인식 기술을 팔던 대기업들이 이 기술의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대부분 백인 남성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기업에서 개발된 탓에 피부색이 짙은 흑인과 여성 얼굴의 인식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가뜩이나 차별받고 있는 집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멀쩡한 사람들이 용의자로 오인당할 것이고, 이는 인종차별을 더욱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테크 기업들은 현재 미국 사회의 불안으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시장에서 일시 후퇴하고 의회가 관련 법안을 정비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기회에 안면 인식을 통한 시민 감시를 종식시키려고 하지만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궁극적으로 중국의 감시모델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되느냐, 아니면 인권에 바탕을 둔 다른 미래사회의 모델이 탄생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박상현 (사) 코드 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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