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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15 기념식 축소, 오두산선 언론 취재도 막아

중앙일보 2020.06.16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북한의 잇따른 대남 위협 속에서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이 15일 열렸다. 경기도 파주의 오두산전망대에서 이날 오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북한에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이 6·15 남북 공동선언문 서명식 때 맸던 것으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또 문 대통령 영상에 나오는 연단은 2018년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선언을 공동 발표할 때 사용된 것이다.
 
기념식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상 시청, 이산가족 편지 낭독, 공연 등이 이어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연철 장관은 기념식에서 “남북이 함께 기쁜 마음으로 6·15 선언 20주년을 기념하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무척 아쉽다”며 “남북관계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으며,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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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는 이날 행사에 시민들이 자리하는 각종 문화 공연을 포함하는 등 축제 분위기로 만들려 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위협이 잇따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전파 등을 고려해 기자들의 취재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의 기념식 현장 취재가 불허됐다. 단, 정부는 방송사의 기념식 생중계는 취소하지 않았다. 정부는 행사도 일부 축소했다. 전날인 14일 임진강역에서 남북출입사무소까지 산책하는 ‘평화 산책, 평화를 걷다’ 행사를 취소했다.  
 
정부 당국자는 “제반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행사 축소와 현장 취재 불허는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벌인다는 비판 여론 가능성과 혹시 모를 북한의 군사적 공격까지 의식한 조치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예정된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면서도 언론의 현장 접근을 막은 것을 놓곤 “정부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자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기념식에 앞선 만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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