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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고용보험·기본소득 도입 땐 내년 국가채무비율 50%에 이를 것”

중앙일보 2020.06.16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김유찬(左), 박형수(右)

김유찬(左), 박형수(右)

조세 분야 싱크탱크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수장이 증세론을 재차 들고 나왔다. 여권을 중심으로 솔솔 나오고 있는 증세론을 거드는 모양새다. 같은 날 야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선 “재정지출 급증이 긍정적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다른 색깔의 주장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전직 조세재정연구원장으로부터다.
 

박형수 전 조세연구원장 분석
정부 예상 시점보다 2년 앞당겨져
김유찬 현 원장은 증세론 주장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건전성 리스크’ 주제 토론회에서 “증세를 수반하는 재정지출 확대는 긍정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조세재정연구원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함께 개최했다.
 
김 원장은 구체적인 증세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금융 완화로 인한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자산소득 및 자산 거래에 대한 과세 강화는 자본의 실물투자로의 유도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실물경기는 후퇴하는데 금융 및 부동산 자산 가격이 부풀려지면서 실물·자산 간 괴리가 심화한 만큼 금융·부동산 세제를 강화하자는 얘기로 풀이된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과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고삐 풀린 국가 재정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의 주제발표에서도 증세 주장이 제기됐다. 통계청장과 조세재정연구원장을 역임한 박형수 연세대 경제학과 객원교수는 “한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도록 보다 넓은 대상에 대해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에 대한 전·현직 조세연구원장의 견해는 완전히 달랐다. 김 원장과 여당은 증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재정 여력이 양호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정지출이 확대된 가운데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추가 하락하고 복지제도가 확대될 경우 국가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국가 재정과 경제는 악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교수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한 전 국민 고용보험 및 기본소득(국민 1인당 월 10만원 지급 가정)이 내년부터 도입될 경우 당장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기재부는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이 비율이 2022년 48.9%, 2023년 51.7%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예상보다 2년 앞서 국가채무비율 50% 시대가 오게 되는 셈이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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