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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대비 배치 서두르더니···日 '이지스 어쇼어' 중단 왜

중앙일보 2020.06.15 19:18
미군이 루마니아에 설치한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일본은 2023년까지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15일 돌연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CSIS]

미군이 루마니아에 설치한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일본은 2023년까지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15일 돌연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CSIS]

 
일본 정부가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배치 계획을 돌연 중단했다. 당초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며 서둘러 배치하려 했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따른 비용과 시간 문제로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고노 방위상 "배치 중단" 발표
"당장은 이지스함으로 대처할 것"
부스터 낙하 문제 등 기술적인 난제
"미사일 개발에 12년, 개량시 더 걸려"

 
15일 NHK 등에 따르면 고노 다로 (河野太郎)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키타현과 야마구치현에 배치하려고 준비 중이던 '이지스 어쇼어'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고노 방위상은 포기 이유와 관련해 "비용과 배치 기간을 고려하면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 문제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해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당장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대신해 이지스함에서 미사일 방어로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 2017년 12월 록히드마틴의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결정했다.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일본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총 2개 포대를 2023년까지 배치할 계획이었다.
 
배치 장소로는 서쪽의 야마구치와 동쪽의 아키타 내 육상자위대 훈련장이 내정됐는데, 아키타에선 배치 장소를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13일 미국 하와이의 이지스 어쇼어 기지를 방문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월 13일 미국 하와이의 이지스 어쇼어 기지를 방문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방위성이 최종 결정을 고심한 배경에는 이지스 어쇼어의 기술적인 난제가 있다.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추진 보조장치(부스터)를 훈련장 내에 낙하시키는 것이 어럽다는 게 판명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고노 방위상은 "소프트웨어를 개량하는 수준으로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지스 어쇼어에 사용할 요격미사일(SM3 블록2A) 개발에 (미국과 동등하게) 일본 측이 1100억 엔(약 1조 2400억원)을 부담했는데도 12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새 미사일을 개발하게 되면 같은 기간과 비용이 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기존에 책정된 총 2404억 엔(약 2조 7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도입 비용 자체도 부담이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도쿄올림픽 준비로 일본의 재정 여건이 더 팍팍해진 측면도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선 이번 결정이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미국산 무기 수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NHK에 "일본 국내 사정을 이유로 배치를 중단하게 된 (사실을) 미국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일·미 동맹이나 트럼프 정권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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