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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8000만 어린이 예방접종 구멍···소아마비·홍역 터졌다

중앙일보 2020.06.15 17:16
2016년 8월 28일 나이지리아에서 한 어린이가 경구용 소아마비(폴리오) 백신을 처방받고 있다. [AP=연합뉴스]

2016년 8월 28일 나이지리아에서 한 어린이가 경구용 소아마비(폴리오) 백신을 처방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전력을 다하는 사이 또 다른 '뇌관'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제3세계를 중심으로 소아마비, 홍역 등이 창궐하고 있는 것.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각종 예방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특히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에선 급성 호흡기 전염병인 디프테리아가 퍼지고 있다. 소아마비는 30개국 이상, 홍역은 18개국 이상에서 감염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특히 홍역이 문제다. WHO에 따르면 2018년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는 14만 명에 달했는데 이 중 95%가 보건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부조 오콘타 중앙·서부 아프리카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홍역은) 코로나19보다 더 많은 아이를 죽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예방접종 공백 발생

NYT는 '재래식 전염병'의 창궐이 예방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말 유니세프 총재는 대규모 예방접종이 코로나19를 확산할 수 있다며 일시 연기를 권고했다. 국제보건기구들의 권고에 실제 많은 나라가 예방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의료인력이 부족해지진 데다 각국 이동제한에 백신 공급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영향을 줬다. 
 
유니세프가 지난 23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예방접종 서비스가 차질을 빚고 있다"며 "조속히 예방을 정상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위터 캡처]

유니세프가 지난 23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예방접종 서비스가 차질을 빚고 있다"며 "조속히 예방을 정상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위터 캡처]

세계보건기구(WHO)·유니세프·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5월 22일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8개국에서 8000만명의 어린이가 예방접종을 하지 못해 홍역·디프테리아·폴리오 등의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백신은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질병 예방책”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십년 동안 쌓아온 예방접종 캠페인의 성과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백신 공급 위해 88억 달러 재원 마련

WHO를 필두로 한 국제기구들이 코로나19의 풍선효과를 경고하고 나서자 예방접종을 중단했던 나라들이 뒤늦게 정상화에 나섰다. 우간다와 브라질 일부 지역에선 방문 예방접종이 시작됐고, 에티오피아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네팔 등에서도 예방접종을 다시 실시할 계획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세계 백신 정상회의 (Gloval Vaccine Summit 2020)'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세계 백신 정상회의 (Gloval Vaccine Summit 2020)'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4일 영국에서 열린 ‘세계 백신 정상회의(Global Vaccine Summit 2020)’에선 약 52개국 대표와 기업인, 자선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향후 5년간 88억 달러 규모(약 10조 8000억 원)를 Gavi에 지원하기로 했다. 3억 명의 어린이들에 예방주사를 놓을 수 있는 규모의 자금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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